김영삼 前 대통령 서울 현충원에 안장
헌정 사상 처음으로 치뤄진 이날 국가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2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씨 등 유가족,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정부측 장례위원 2천222명과 주한 외교사절, 각계 대표와 시민 등 7천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로와 고열 등 심한 감기 증세로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서 서울대병원 빈소를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배웅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 고인의 약력 보고에 이어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황 총리는 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평생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다”면서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치 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국민과 더불어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염원한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게 오늘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며 “이념과 종교,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통합의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한 전 의장은 추도사에서 “민주주의와 민권을 위해 모든 것을 남김없이 바치신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다”면서 “거짓과 위계, 음해와 사술을 배격하고 한결같이 ‘대도무문’의 정도를 걸어온 김영삼 대통령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사람을 중히 여겼던 대통령님을 모시고 정치역정을 함께 해온 많은 후배 동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이 나라의 정치를 바로세우고 님께서 염원하셨던 상생과 통합, 화해와 통일의 그날을 반드시 실현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영결식은 이어 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된 뒤 생전의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으며 차남 김현철씨는 영상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오열하기도 했다. 헌화·분향, 추모공연, 3군 통합조총대의 조총 발사와 조약 연주로 영결식이 마무리되며 9선 의원 출신의 의회주의자였던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등원’이 막을 내렸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김 전 대통령이 46년간 살았던 상도동 사저와 내년 완공을 앞둔 ‘김영삼 기념도서관’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으며 유족과 조문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안장식을 끝으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강해인김재민기자
◁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