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고강본동 ‘청개구리맘’ 모임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속을 든든히 채워야 힘이 나고, 모든 일에 자신이 붙는다는 것. 부천시에도 밥심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미래의 꿈나무인 청소년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엄마가 있다.
바로 고강동 지역 어머니들이 모여 만든 ‘청개구리맘’의 주인장, 권경자씨(고강본동복지협의체위원)가 주인공.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만 되면 부천 고강본동에 소재한 고리울공원에는 밥 짓는 하얀연기가 피어오르는 정겨운 풍경이 연출된다.
바로 권씨가 소속된 청개구리맘 소속 회원들이 고슬고슬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청개구리 밥차는 지난 2010년 고강본동 지역을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끼니를 먹이자는 뜻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 힘들었다고.
권씨는 “어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요. 밥차 주위로 몰려드는 청소년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주민들도 있었어요. 혹여 싸움이 벌어지는 등 우범지역으로 변할 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어요”라며 밥차 출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 매주 수요일, 밥차가 출동하면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몰려드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고 엄마 손잡고 나온 돌쟁이를 비롯 나이 지긋한 어르신과 옆집 아줌마·아저씨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등 소통과 축제의 장이 됐다.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고강본동 동복지협의체는 500만 원을 지원, 이달까지 기존 청개구리 밥차에 비용과 봉사인력을 지원하는‘청개구리 플러스사업’을 추진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 여기에 ‘움직이는 자원봉사단’ 회원들도 청개구리맘의 손을 거들어 식사제공뿐 아니라 각종 보드게임, 레저용품을 제공해 작은 축제의 장으로 활용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권씨는 “식사를 원하면 접수대에 이름과 나이를 기입하고 1천 원을 지불해야 해요. 식사를 마친 뒤 설치된 싱크대에서 직접 설거지까지 마치면 500원을 돌려 드려요. 청소년들에겐 경제개념과 뒷정리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실시하고 있는데 호응이 높다”라고 밥차 이용수칙을 설명했다.
이에 장선임 ‘움직이는 봉사단’ 단장도 “베풀수록 마음이 넓어지며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네일아트 등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도 같이 고민하겠다”라며 동참의지를 밝혔다.
부천=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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