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존이에요” / “존! 너, 몸은 건강하니? 잘 있는 거야?”/“예, 엄마. 건강해요. 나 지금 막 미국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엄마, 친구와 같이 갈게요.”/“어떤 친구인데 그러니?”/“예,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에요. 그는 사고를 당해서 한쪽 다리가 없고, 한쪽 팔이 없고, 눈도 한쪽이 없어요”/“안됐구나! 그래, 우리와 함께 지내다가 가라고 하려무나”/“아니에요, 엄마. 난 그 친구와 같이 살고 싶어요”
어머니는 냉정하게 이야기했다.“생각을 해봐라. 다리 없고 팔 없고 눈이 없다면 화장실은 어떻게 가고 생활은 얼마나 불편하겠니? 그러니까 빨리 냉정하게 이야기를 해서 자기 길을 가라고 그래”/“…예… 알겠어요”
어머니는 통화를 마친 후 너무 기뻐서 잠이 오지 않았다. 아들 방을 청소하고 아들을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 분주하게 아들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기다렸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들은 오지 않았다. 오후 1시쯤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거기 존의 집인가요? 존이 호텔에서 자살을 했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오십시오”
어머니는 정신없이 차를 몰고 병원에 갔다. 경찰이 조심스럽게 침대 시트를 걷을 때, 엄마는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아들 존이 틀림없는데, 한쪽 눈이 없고, 한쪽 팔과 다리도 없었던 것이다.
“존, 넌 왜 그게 너라고 말하지 않았어!”
존은 한국 전쟁에서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했다. 치료를 마친 후 귀국을 하게 된 존은 생각했다.‘이 몸으로 돌아가면 누가 나를 맞아줄 것인가?’ 어느 친구도 자기를 받아줄 것 같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생각했다.‘어머니는 나를 받아줄까?’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전화로 어머니의 마음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머니의 냉정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들은 생각했다.‘아, 어머니는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는구나.
나와 같이 살면 후회하겠구나. 그러면 내가 살아야 할 필요가 없네’ 그는 그 자리에서 호텔에서 뛰어내려서 죽음을 택한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
“존! 그게 너였구나. 나는 너의 팔이 되어주고 네 다리가 되어주었을 텐데, 왜 너라고 말하지 않았니? 왜 너는 네 생각밖에 하지 않았니?”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들은 대부분 서로 마음이 흐르지 않아 생긴다. 2015년 한 해가 다 가고 성탄이 다가왔다. 우리는 마음이 서로 흐를 때 행복한데, 마음을 닫고 있어서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번 성탄절에는 가족들이나 친척들,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가서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마음을 나누는 건 어떨까?
존처럼 스스로 마음을 닫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넘겨짚다가 불행에 빠지는 경우가 다시 없길 바라고,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마음을 나누면서 평화롭고 복된 삶을 살기 바란다.
박옥수 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그라시아스합창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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