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포천 산촌마을의 갈등 이해·대화가 필요하다

51가구가 사는 포천시 신북면 금동2리(지동산촌마을)는 2006년 산촌 생태마을로, 2009년에는 자연생태 우수마을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행자부로부터 정보화 마을 장려마을로 지정돼 지역 개발사업비 15억 원이 지원되는 등 농촌 일자리 창출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데 요즘 이 마을에서 주민들간 반목과 갈등의 파열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K씨(63)가 보궐선거로 이장이 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일들이 발단이 됐다.

 

K이장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 사업으로 내려온 정부 교부금 수억원으로 일부 부지를 주도적으로 매입했다. 그런데 이 부지에는 두가구가 살고 있었고 매입하면서 무허가 주택이라는 이유로 집을 헐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되면서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부지 매입과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가면서 사사건건 의견이 갈려 과거에 묻혔던 해묵은 갈등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집이 헐려 오갈 데 없던 주민을 자신의 집 창고를 개조, 내주는 따뜻한 마을 민심이 남아있어 그나마 위안이다.

 

마을을 위한 이장의 의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또한 일을 추진하다 보면 잡음이 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일을 추진하면서 주민 의견을 한데 모으는 노력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장과 마음 맞는 사람끼리 마을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은 상대성일 수 있다. 그렇다고 마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누구 누구와는 같이 일을 못한다’고 편 가르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마을 대표자의 바른 모습은 아니다. 이장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장은 마을 대표이고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기에 자기와 뜻을 달리한다고 배척할 것은 아니다.

 

반목과 갈등으로 점점 깊어만 가는 주민들의 상처가 이장의 눈에 잘 보이길 바랄 뿐이다. 또한 이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강담해야 할 몫이 커질 때 누군가 같이 짊어지려는 아름다운 모습을 주민들은 바란다. 이장의 유연성 있는 행동과 결단으로 산촌 마을이 명성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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