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혼심경 공개에 혼외딸까지 고백…무슨 일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 반면교사 삼았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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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29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세계일보에 보낸 A4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노 관장과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 종교활동 등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도 많이 해보았으나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2003년 보석으로 풀려난 최태원 회장이 부인 노소영씨와 서울구치소를 떠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의 내밀한 가정사를 담은 편지를 공개하고 나서 구체적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의 개인사 고백이 담긴 편지는 29일자 일간지에 보도됐다.

 

최 회장은 편지에서 "기업인 최태원이 아니라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 한다"면서 노 관장과의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못했고 오래전부터 별거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 다른 여인과의 사이에 6살 난 딸이 있다는 점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노 관장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자 한다는 점을 토로했다.

 

이런 사생활을 담은 편지가 세계일보에 전달된 이유에 대해 SK그룹 측은 "회장님이 아는 분이 그쪽에 있다. 그 분한테 그 얘기를 하다 레터를 쓰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최 회장이 혼외 딸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부정적으로 노출될까 우려해 나름 치밀한 각본을 짠 결과물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혼외 정사와 함께 혼외 자녀까지 두게 된 사실이 폭로성 기사로 공개될 경우 재벌 총수로서의 인격과 도덕성 등에 큰 상처를 남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 회장으로선 차라리 자신이 직접 나서 심경을 담은 편지를 공개하는 선제적 대응으로 세간의 차가운 시선을 누그러뜨려 보자고 시도했을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사면의 은전을 입고 출소했다.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하고 보다 성실한 삶을 살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혼외자까지 둔 자신의 개인 사생활이 재벌 총수로서의 새 삶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혼외자의 존재를 굳이 감추다가 실각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됐을 수도 있다.

 

최 회장 부부가 별거하고 있다는 점이나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은 그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차라리 이를 고백편지 형식으로 언론에 스스로 공개하고 정식 이혼절차 등을 밟는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최 회장은 한 법무법인을 통해 노 관장과의 이혼 소장을 작성해 놓았으나 자신이 형사사건에 휘말리자 법원에 제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편지공개 사건을 계기로 조만간 이혼 소장을 정식 제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이 편지에서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고 지칭한 여인 A씨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30대 후반 나이인 A씨는 최 회장이 수년전 횡령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정을 찾아와 공판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고 그 모습은 취재진에 여러 차례 목격됐다. 최 회장은 A씨를 위해 서울 한남동에 아파트를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언론사에서 최 회장의 가정사에 대해 취재를 해왔으나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왔다"며 "세계일보에서 취재를 해서 편지를 공개하게 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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