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線 넘나드는 과속·불법좌회전… ‘공포의 도로’
29일 오전 11시께 찾은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이마트 사거리. 왕복 5차선인 이곳은 중앙에 2개 차선의 버스전용도로가 설치되면서 좌회전할 수 없는 P턴 지역이었다.
이에 좌회전하려면 450m 전방에서 우회전한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만 해 이곳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운전자는 중앙버스차로를 넘어서 불법으로 좌회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한 버스가 불법 좌회전을 감행한 승용차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이곳 인근에 대형마트와 중심상가가 위치해 수십대의 차량이 불법 주정차하면서 한 차선을 점령,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보였으나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는 설치되지 않았다.
더욱이 이곳은 제한속도 60㎞라는 표지판이 교차로 곳곳에 부착돼 있었지만, 어느 운전자들도 제한속도를 준수하지 않았다.
대다수가 평균 80㎞ 이상의 빠른 속도로 이곳을 지나면서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곳 주민 K씨(45)는 “이곳 인근에는 아파트와 학교 그리고 대형마트가 있는데도 운전자들이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아 주민들은 항상 불안하다”며 “단순히 제한속도 60㎞ 표지판만 붙여놓지 말고 과속카메라를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이곳을 교통사고 다발구역으로 지정하고 교차로 신호등 추가 설치 등 교통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사고가 줄지 않으면서 올해 이곳에서는 11건의 교통사고(인명피해 3건, 물건피해 8건)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파주시 월롱면 위전리에 있는 월롱삼거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월롱교차로에서 이어지는 인도가 이곳 삼거리에서부터 사라져 수십명의 사람들이 차도로 걸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곳도 국토부가 사고다발구역으로 선정하고 개선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여전히 개선 사업은 중단된 상태였다.
파주시 조리읍 등원리에 위치한 봉일천사거리도 지난해 7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개선사업 대상에 선정됐지만,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올해도 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지자체 한 관계자는 “국비와 시비의 매칭사업이다 보니 중앙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로개선사업 속도에 차질이 있었다”며 “조속히 예산을 편성하고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교통 인프라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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