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한해
삼백육십오일의 뒷모습을 보았다.
파란만장이 있었으나
그래도 추억으로 남을 나날이었다.
말없이 환송했다..
새로 열린 동녘에서
또 한해 첫날이 오고 있었다.
내일을 배경삼은
앞모습이 당당했다.
뒤에서 산맥들이 출렁거리고
솟구치는 파도소리가 시퍼랬다.
역사여, 명命하노니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라.
산천초목이 하늘을 받들고
대지에서 사람들이 춤추게 하라.
저 눈물을 일으켜 세우고
강물이 깊게 흐르게 하라, 역사여.
세월은 쉬지 않았다.
제야의 그 선상線上에서
어제가 떠난 뒤 오늘이 바로 오고
세상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농부가 되어, 어부가 되어, 광부가 되어
사람들이 당당하게 밖으로 나섰다.
임병호
경기 수원 출생. 시집 『세한도 밖에서』등 17권 출간. 경기일보 문화부장논설위원 역임. 현 ‘한국시학’ 편집발행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수원문학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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