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손을 넣으면 더욱 따뜻하다

좋아하는 사람의 손이 들어오면 더더욱 따뜻하다

겨울이 오면

빈 주머니가 그립다

손을 넣을 빈 주머니가 그립다

주머니엔 아무 것도 넣지 마라

열쇠도 넣지 말고,

돈도 넣지 마라

주머니는 비어 있어야한다

그래야 손을 넣을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손도 들어올 수 있다

찬 바람이 불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빈 주머니

따뜻한 손 하나

 

윤수천

충북 영동 출생. 국학대학 국문과 2년 수료. 76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동시 당선으로 문단 데뷔. 동시집으로 <아기 넝쿨> <겨울 숲>, 시집으로 <쓸쓸할수록 화려하게>가 있음. 한국아동문학상 및 방정환문학상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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