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어르신들 발자취 따라, 오성면 역사를 만나다

평택시 오성중·현화고 학생들 산증인 만나 마을의 변천 채록
‘오성을 기억하다, 기록하다’ 출간

▲ 지난해 열린 출판기념회 자리에 참석한 오성중현화고 학생들이 도서관 관계자와 채록 과정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1973년 아산호가 방조제 공사로 막히지 않았을 때는 여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갯벌에서 놀고 물고기도 잡아먹고 했지….”

 

경기 평택시 오성면 죽리에 사는 목진수(75) 할아버지는 오성면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찾아온 오성중학교 2~3학년 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 아산호 방조제가 건설되기 전 마을 인근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을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임전순(오성면 양교4리·77) 할머니는 “30~40년 전만 해도 농촌에서 호롱불을 켜고 생활했는데, 이 마을에는 연필심 광산이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가 빨리 들어왔다”며 “남편도 이 회사를 다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들 어르신의 기억의 편린은 지역의 산 역사로 소중한 자료로 남기고자 평택 오성중·현화고 학생 28명이 지역의 역사를 채록하고 어르신 23분의 인터뷰를 직접 진행했다. 역사학자도 향토사학자도 아닌 학생들이 이렇게 마을의 이야기를 남기려한 이유는 뭘까.

 

인터뷰를 진행한 오성중학교 이희주(2학년)양은 “4월 꽃이 필 때 시작해 11월 꽃이 질 때 끝났다. 오성면의 옛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어르신의 일생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어디까지가 오성면인지도 알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넓었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들은 평택시립 장당도서관이 진행한 ‘오성 마을인물백과사전’ 만들기 사업에 동참해 활동을 폈다. 11일 도서관측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의 ‘꿈다락토요문화학교’ 공모에 당선, 예산 1천만원을 지원받은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여에 걸쳐 오성면 토박이 70~90대 어르신 23명의 발자취가 담긴 책 ‘오성을 기억하다, 기록하다’도 출간, 최근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뜻깊고 알찬 결실을 맺은 것. 이들 학생을 지도한 김해규 평택지역문화 연구소장은 “역사란 사람의 지난 일이고, 마을은 하나의 박물관과 같다는데 착안해 전통의 경관과 주민들의 기억이 가장 잘 남아있는 오성면 지역을 선정해 먼저 살아온 분들의 삶과 기억을 정리하는 일이 의미깊다고 생각해 학생들에게 인터뷰 기법 등을 가르쳤다”고 채록과정도 설명했다.

평택=김덕현 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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