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개발에 사라지는 ‘수려한 풍광 여주’

수십년된 소나무 파헤쳐져 무분별한 산림훼손 몸살
작년 임야 4만7천여㎡ 피해

▲ 여주시 강천면 걸은리 임야에서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여주지역이 무분별한 산림훼손이 끊이질 않고 있다.

 

11일 오전 여주시 강천면 걸은리 산 21-4 걸은 3리(말개미 마을) 뒷산 2만9천950㎡가 하얀 허릿살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마을 주민 A씨가 밭으로 사용하겠다며 지난해 11월2일 시로부터 내년 9월30일까지 만기의 개간허가를 받은 곳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허가받은 임야까지 폭 2m, 길이 150여m의 시멘트 포장 진입로가 밭을 가로질러 설치돼 있고 개발지 입구에서 정상부근까지 경계선 주변에는 수십 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맥없이 쓰러져 있었다. 또 흙과 바위가 대형 굴착기에 의해 파헤쳐지고 계곡에는 나뭇가지와 뿌리가 매립되기 직전에 놓여 있는 등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허가받은 경계지점에는 잘린 소나무와 참나무, 나무뿌리 등이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산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시민 K씨(56·상동)는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여주가 산림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철저한 단속이 이뤄져야 불법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 5일 찾은 점동면 흔암리 한 수련원 뒤 야산은 조경수가 식재되고 조경시설이 설치되는 등 불법 개발됐다가 경찰에 적발, 입건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과 인접한 곳에는 농경문화의 발상지인 흔암리 선사유적지가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을 코앞에 두고 있어 자칫 문화재 훼손까지 우려되기도 했다.

 

이곳 주변과 인접한 수련원 뒤편은 높이 20m, 길이 100m가량의 비탈면이 잘려 흙과 바위가 드러나 있었다. 1천500㎡ 규모로 조성된 평지에는 길이 30㎝ 내외의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이런 산지 불법 전용 행위로 여주지역에서 사라지 임야는 지난해 4만7천여㎡(57건), 2014년 2만7천여㎡(71건) 등 최근에만 7만4천여㎡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 한 해 동안 남한강 주변을 포함한 여주시 일대 임야를 허가없이 훼손한 개발업자 등 18명을 적발해 1명을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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