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발코니에 방화벽을 갖춘 별도의 대피공간을 설치하는 건설사들도 있지만 설치비용이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고 대부분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무용지물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생활 보호와 방범기능이 완벽한 하향식 피난구를 개발한 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재연동 하향식 피난구를 개발, 특허출원한 (주)대한안전 김규종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하향식 피난구를 개발하게 된 이유로 “현재는 화재발생시 발코니 벽을 허물고 나가게 돼 있는데 장애물도 있고 노인이나 여자, 어린이들이 허물기도 힘들어 이를 통해 대피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어떻게 하면 힘들이지 않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하향식 안전난간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시제품이 나왔고 수차례 시험과 테스트를 거쳐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층간소음 차단 효과는 물론 타일바닥과 동일한 패턴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완강기 설치에 따른 주거미관을 개선했다.
또한 화재가 발생했을 때만 작동해도록 해 사생활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콘크리트 슬라브 속에 설치해 발생하는 연결틈새 누수 등의 우려는 높이조절용 물받이 몰딩으로 해결했다.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초쯤 서울 강남의 1천여 세대 규모의 재개발 아파트에 설치하는 계약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피난구에 대한 이용자들의 낮은 인식과 제도적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김 대표는 현재 권고사항인 피난구 설치를 정부 차원에서 의무화 하거나 지자체들이 조례를 통해 설치를 유도하는 지원책 마련을 바라고 있다.
김 대표는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우후죽순 개발되고 있지만 엔지니어로서 제품을 보완 개선해 생명을 구하는 제품, 이용자에게 믿음을 주는 제품을 만들겠다”며 “올해에는 벤처기업 지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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