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의료원 서수원 이전 사실상 ‘물거품’

‘비공식 제안’이라며 외면하던 道 수원시 정식공문에도 “계획 없다”
오히려 현 병원 증축하겠다 나서 기대했던 인근 주민들 반발 우려

경기도가 수원시의 비공식적인 건의였다는 이유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서수원 이전을 논의하지 않았던(본보 1월13일 6면) 가운데 정작 공식 건의가 이뤄졌음에도, 서수원 이전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경기도와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말 도에 현 정자지구 아파트단지 내 위치한 도립의료원 수원병원을 호매실택지개발지구로 이전해달라고 공식건의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만 제안했다며 도가 이전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자 정식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하지만 수원시의 공식건의에도 도의 입장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도는 수원병원 이전에 대한 논의는커녕 현 수원병원을 증축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도는 정부 주도의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수원병원 확장·이전에 필요한 2천억원의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호매실지구 내 의료용지(4만1천810㎡)가 마련돼 있으니 LH와 협의 후 즉시 사업추진 가능하다는 시의 주장과는 달리,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으로 인한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도는 현재 올 상반기 내로 현 수원병원을 증축한다는 계획이다. 증축 예상 비용은 30억원으로 16병상을 늘리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치과진료센터 등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도립의료원 수원병원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현재 이전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시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 600병상, 음압시설 100실 이상을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기존에는 호매실지구 의료용지에 대형병원 설립을 계획했지만,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시는 도의료원 수원병원 이전안을 제시하고 나선 것. 음압병실이 39실에 불과한 현 수원병원을 2천6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서수원권으로 확장·이전하자는 등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원병원 이전에 대해 공식 건의안을 보냈지만, 도의 입장변화가 전혀 없어 현재로선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대신 호매실 의료부지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사업자를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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