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산모’ 출산 도운 간호사·소방관 부부 화제

김세나(간호사)·배광태(소방사)씨, 대형마트서 진통중인 산모 도와 아기 받아내

▲ 지난 2월 28일 휴일 오후, 자녀들과 함께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만삭 임산부의 위급한 출산현장을 목격하고 출산을 도운 김세나ㆍ배광태씨 부부
▲ 지난 2월 28일 휴일 오후, 자녀들과 함께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만삭 임산부의 위급한 출산현장을 목격하고 출산을 도운 김세나ㆍ배광태씨 부부

성남의 한 대형마트에서 아이를 출산한 임산부를 도운 간호사ㆍ소방관 부부의 훈훈한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농협하나로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2시 30분경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소재한 하나로클럽마트 성남점에서 30대의 만삭 임산부 A씨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진통으로 매장에 쓰러졌다. 당시 함께 있던 남편 김종필(41)씨는 분당소방서 119구조대에 응급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산모는 이미 극심한 진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출산이 임박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길 여유조차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그때 마침 자녀들과 함께 장을 보고 있던 김세나(38, 분당차병원 간호사)ㆍ배광태(43, 송파소방서 소방사) 부부는 쓰러진 임산부 A씨를 목격하고 한걸음에 달려가 A씨의 출산을 도왔다. 그때 당시 이미 출산이 상당히 진행돼 아기의 머리가 만져질 정도였다.

 

15년차 베테랑 간호사였던 김세나씨는 119 구조대원, 하나로마트 여직원과 함께 A씨를 수유실로 옮겨 아기를 받기로 했다. 이대로 병원으로 이송했다간 산모와 아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위험한 출산이었지만 신속한 대처로 산모는 15분여만에 건강한 여자 아이를 낳았다. 김씨는 탯줄을 자르고, 태아의 코와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했고 구조대원들은 산모와 아이를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김세나씨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직접 아이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무척 당황스럽고 걱정이 됐다”며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런 탈 없이 아기가 태어나 다행이고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대형마트에서 기적적인 일을 경험하면서 저희 부부가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부모로서, 간호사ㆍ소방관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밝혔다.

 

기적적으로 셋째 딸을 얻은 김종필씨는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날 뻔 했는데, 다행히 구급대원분과 간호사ㆍ소방관 부부가 도와주신 덕분에 아내와 딸을 살릴 수 있었다”며 “특히 하나로마트 성남점에서 미역, 기저귀 등의 귀한 출산선물까지 주셔서 더없이 감사하다”며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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