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 물이 떨어졌다면 믿으시겠어요”
하루 평균 4차례 화재가 발생하는 포천시가 화재 시 인근에 소화전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할 정도로 물(소방수) 공급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0일 시와 포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시에는 1만여 개의 크고 작은 공장들이 산재돼 있다. 이 가운데 내촌, 가산면, 소흘읍 등은 대표적인 공장 밀집지역이다. 이들 공장 대부분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있어 소방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열악한 재정문제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재가 발생하면 단 몇십 분만에 공장이 전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긴급 출동이 요구된다. 하지만, 문제는 인근에 소화전이 없어 물 부족으로 인한 화재 진압이 늦어져 재산상 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선단동 섬유회사 화재 때 소화전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인근 기도원으로 번지기도 했다.
현재 포천소방서가 보유한 소방 물차(8천-1만ℓ) 1대는 화재시 2~4분이면 완전히 소진된다. 소방서가 보유하고 있는 물차를 모두 동원해도 진압시간은 채 20분이 안 된다.
인근에 소화전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호스를 바로 소화전에 연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나 소방서 측은 소화전을 주택은 100m, 상가나 공장은 140m 이내에 설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시 상하수도과 관계자는 “소화전이 부족해 화재 현장에서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뒷받침할 시 예산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포천 관내 화재를 대비한 소화전은 1천500여 곳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 사용 가능한 소화전은 20%가 조금 넘는 324곳에 불과하다. 이것도 대부분 시내에 집중돼 있고 면 단위나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된 곳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올해 시도비 포함, 2억7천여만 원을 들여 70곳을 설치한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윤영창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장(새ㆍ포천2)은 “포천시가 이처럼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 시민의 재산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지 몰랐다”며 “안전은 어느 예산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 도와 긴밀히 상의해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국민안전처가 밝힌 2015년도 화재 발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포천시는 화재 발생 빈도에서 상위에 올라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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