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확인하고자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불편한 말투로 ‘1학년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말투와 표정을 봐서는 엄마로부터 모종의 교육(?)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입장을 시키기는 하지만 하우스 매니저의 입맛은 쓰다. 대부분의 공연은 관람 가능 연령이 정해져 있다. 공연이 아동극이라 해도 그렇다. 이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고 또 쾌적한 관람 분위기를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이 공연시간 2시간 가까이 집중해서 공연을 관람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클래식 공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10~20분 지나면 잠을 자거나 같이 온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아니면 지루함에 몸을 이리 저리 뒤척이기 일쑤다.
잠을 자는 아이들은 문제가 없다. 지루함을 참다못해 몸부림치는 아이들이 문제다. 하우스 어셔나 옆자리 엄마가 주의를 주지만 그 때 뿐이다. 이런 일 때문에 가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이 문제이기 보다는 아무런 준비 없이 어른을 위한 공연에 아이를 데리고 온 어른들이 문제라 할 수 있다.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이의 진정한 욕구를 헤아리지 못하는 부모의 과욕은 오히려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음악을 통해 즐거워야 할 아이가 음악을 통해 괴로움부터 알았다면 이 아이에게 예술은 세상에서 가장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아이들의 예술체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보고 느낀 것을 짧게라도 얘기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이 아이는 자연스럽게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최고의 선생은 부모이고 최상의 교육기관은 집이다.
김대종 수원문화재단 경영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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