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주객전도

송원찬.jpg
#1.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유사·중복 기관을 통폐합하고 기능을 조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이 경기도 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2. 공공기관의 설립목적이 분명하고 여전히 유효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이유로 무리하게 통폐합을 할 경우 공공성은 훼손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최근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문제로 이해관계자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그 이해관계자의 한사람으로서 여러 상반된 주장을 접하는 것은 필자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경영합리화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논의할 과제가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공공기관의 미션(존재이유)과 미래예측이 설명돼야 한다. 설립목적을 상실하고 실효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조직이 있다면 통폐합하는 것은 적절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공공기관의 설립목적과 사업 취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검증이 충분히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 등 신사회위험 등의 미래복지수요에 대한 경기도의 공적대응도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에서 충분히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천추.jpg
다음으로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적 판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의 논리중의 하나로 재정을 절감하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만약 조직이 비효율적이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정비가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왜 이 조직과 사업이 민간과 시장영역에 맡기지 않고 공공기관에서 담보하는지에 깊은 고려가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칫 효율성만의 극대화를 위한다면 공적 가치와 지금까지의 축적된 성과를 일순간에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기관 통폐합이라는 목표만으로 몰아가는 접근은 당장의 비용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또다른 사회적 추가비용을 감당해야하는 결과를 초래될 수 있음을 신중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주(경영합리화)객(기관 통폐합)이 전도되어서는 안된다.

 

송원찬 경기복지재단 지역복지실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