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습니다”
늦깍이 학생들의 배움터인 이천평생푸른학교 교장으로 인생 2막을 연 이상원씨(63)의 전직은 농협맨이다. 농협이천시지부 전 지부장에서 교육자로 변신한 이 교장은 2010년 정년을 마치고 이웃을 위한 배움에 헌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때 인연을 맺은 곳이 바로 이천평생푸른학교다.
이 교장은 “과거 어려운 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쳐 뒤늦게 고등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늦깎이 학생들과 국어 교과를 열공 중이다. 교사이자 교장으로서 2역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후원자를 모집하고 재능을 기부해줄 선생님을 찾고, 학생을 모집하는 등 학교 전반의 일을 도맡아 보람되고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봉사 선생님이 없다고 해서 국어 교과를 맡게 된 것이 계기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자 교장직까지 맡게 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그간의 배경도 덧붙였다.
지난 2006년에 개교한 이천평생푸른학교는 야학당으로 순수 후원과 봉사, 문해반과 중고등 검정고시반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등 10년간 문해반 120여명, 검정고시반 70여명이 각각 졸업장을 땄다. 무보수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부족해 이 교장이 교장직을 맡으면서 농협대학 후배들이 선뜻 나서 선생님 수요를 맞춰지기 시작해 학교는 다시 활기를 찾았다고.
이 교장은 “농협대학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고등학교 때 국어를 좋아했습니다. 2시간 교육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준비하고,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 눈높이에 맞춰 잊어버리지 않게 쉽게 예를 들어가며 가르치는 것이 포인트”라고 자신이 교육 핵심을 밝혔다.
이 교장은 목요일 오후 7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교과 시간을 꼭 지킨다. 나이 들어 배움에 뜻을 두고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생각하면 “그저 기쁘다”며 학습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보람이요? 문해반의 경우 전혀 한글을 모릅니다. 그런데 한글을 깨우쳐 시나 글을 써놓은 것을 보면 정말 천진난만한 것이 깜짝 놀라요. 특히 2014년도 전국문해백일장에서 글짓기 최고상을 수상했을 때와 검정고시 합격하는 것을 볼 때면 뿌듯합니다”라고 웃음 짓는 이 교장.
그는 “요즘은 학생 모집이 어려워요. 우리 학교가 널리 홍보되길 원하며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고 학생들의 교육열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성공한 농협맨이자 이젠 평생 교육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는 이 교장은 “제 나이에 재능기부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힘 닫는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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