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아이를 위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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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을 찾는 관객 중에 가장 어렵고 상대하기 힘든 관객 꼽으라면 어른도 이해하기 어려운 공연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입장을 하고자 하는 엄마관객이라 할 수 있다. 일부의 엄마관객은 어린 아이와 함께 공연장에 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투사(?)에 가깝다.

 

고전음악 공연은 미취한 아동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일전에도 말했듯이 아이들의 집중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근 두 시간 동안 꼼짝않고 들어야 한다는 것은 거의 고통에 가깝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가 행복한 일이다. 

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칫 그 마음이 너무 앞서가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전음악을 들려주면 아이들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에 현혹되는 어른들이 더러 있다. 이 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릴 말이기도 하다. 

내 아이에게 어떤 음악을 선택해서 어떻게 들려 주냐에 따라 전자가 되기고 하고 후자가 되기도 한다. 음악도 독서와 같아서 아이에 맞는 고전 음악을 골라서 꾸준하게 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때 ‘모차르트 이팩트’라고 하여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아이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모차르트 이팩트는 1993년 미국 캘리포아아 대학의 라우셔(Frances Rauscher)교수팀이 과학 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음악과 공간 과제의 수행’ 이란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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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 따르면 라우셔 교수는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생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하였는데 한 그룹은 혈압을 낮추는 이완 작업을, 또한 그룹은 고요한 장소에 가만히 앉아 있게 하고, 마지막 그룹은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를 듣게 하였다.

그 결과 모차르트를 들은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평균적으로 IQ가 8~9점 높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가야 할 것은 실험 책임자 프랑시스 로셔 박사는 자신은 모차르트 음악이 지능을 높인다고 말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그는 음악 통해 IQ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이 증가되고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 중요한 결과라고 하였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내 아이에게 최고의 예술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예술이 추하게 느껴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대종 수원문화재단 경영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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