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融合)이란 사전적으로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는 일’ 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현 정부가 발표한 9대 전략산업의 핵심적인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산업계에서의 융합은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키기기 위해 제품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 등과 같이 결합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ICT에 기반한 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 산업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들어 많은 산업 분야 중에서 융합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사물인터넷(IoT)을 중심으로 한 융합산업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그 주요 산업분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 에너지 분야는 전력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하여 전력의 생산 및 소비정보를 양방향으로 처리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고 신뢰성까지 향상시키기 위한 차세대 전력망 기술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테슬라(Tesla)의 전기자동차는 스마트 에너지 분야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둘째, U-헬스케어 분야는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부터 원격진료까지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삼성,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센서를 통해 수집한 건강 정보를 병원으로 전달해주는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셋째, 현대인의 필수품 중의 하나인 자동차와 ICT가 융합되어 빠르게 진화되고 있는 분야가 스마트카·교통 분야이다. 자동차가 다양한 센서, 디스플레이, 인터넷 연결성 등을 확보하면서 더 이상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IT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애플과 구글은 자동 주행 기능을 탑재한 무인 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째, 사물인터넷과 이를 활용한 융합기술이 확산되면서 보안 분야도 미래유망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이종 산업의 융합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보안기능이 필수로 요구되면서 시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융합은 비단 산업시장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큰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학계에서의 융합은 각 주체 학문들이 정체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특정 연구 목적을 위해 서로의 공통 개념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련의 협업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도 모든 세부전공 영역은 최소 1개 이상의 융복합 연계 전공에 참여시키고, 융복합 연계전공은 2개 이상의 전공에서 추구하는 교육목표와 사회진출 분야를 명확히 함으로써 전공의 독자성은 유지하면서도 관련 학문간 연계 및 융복합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학사구조개편과 교육과정 설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시대의 대학들은 신산업과 사회 수요를 기반으로 한 학문융합과 그에 따른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미래사회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고자 하고 있으며, 향후 융합산업에 필요한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잘 가르치는 대학’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정열 중부대학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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