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너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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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을 소재로 한 설치미술가로 알려진 서울 강남 판자촌 청년, 이효열 씨는 남을 데워주는 연탄처럼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연탄재에다 생화를 꽂아 예술 작품을 만든다. 작품의 부제는 ‘뜨거울 때 꽃이 핀다’이다. 

연탄처럼 뜨거운 열정,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해 주는 것 같다. 실제로 연탄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연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태백 탄광촌에서 광부의 아들로 청소년기를 보낸 나로서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힘이 들 때는 고 김수환 추기경이 한 학생에게 써 주었다는 “장마에도 끝이 있듯이 고생길에도 끝이 있단다”라는 말을 마음의 빛으로 여긴다. 그리고 가수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 노래를 들으며 용기를 얻는다.

“행복은 늘 멀리 있을 때 커 보이는 걸,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라고 되어 있는데, 모든 것에 끝이 있고, 행운도 불행이라는 가면을 쓰고 온다고 생각한다. 삶이 힘들어질 때는 보다 겸손해지라고 하는 신호로 여기고, 역경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애써 잊으려 하면서도 역경이 없는 삶은 불행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보곤 한다.

 

주위에 힘들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크든 작든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산다. 심리학자 롤로 메이는 “인간은 길을 잃었을 때 더 빨리 뛰어가는 유일한 동물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내면의 불안이 있기 때문인데, 일이 잘 안 풀리고 어려움이 닥치면 조급해하지 말고 장맛비도 그치고 햇살이 비치게 된다는 진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유명인들도 시련이 다 있었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절대로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듣던 사람이었고,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200번이 넘는 거절을 당했다. 

KFC 창업자 홀랜드 샌더스도 치킨 조리법을 수백 번이나 거절당했으며,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마거릿 미첼의 어머니로부터 머리와 용기만 있으면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인 이지성씨도 출판사로부터 80여 차례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그 삶의 방향을 정하고 무엇을 채울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시를 보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고 묻고 있다. 생각 없이 걷어차던 연탄재도 뜨거웠던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신은 게으른 자를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묻는다. 뜨거운 삶이었냐고.

 

임창덕 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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