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전통방식으로 좋은 장을 만들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우리 이웃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산시 서동에서 고추장과 간장, 된장 등 전통장류를 제조하는 마을기업인 전통햇살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이규희 이사장(54).
전통햇살협동조합은 이 이사장과 7명의 조합원이 지난 2015년 7월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같은 해 11월 행정자치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았다.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의성김씨 종갓집 후손인 이 이사장은 어릴 적부터 봐왔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젊었을 때부터 고추장과 간장만은 꼭 담가서 먹는다고 한다.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다 보니 우리 집 장맛이 좋다는 이웃과 고추장을 함께 만들었던 것이 계기가 돼 지인과 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을기업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음식은 보약이다’를 슬로건으로 한 전통햇살은 500년 전통의 의성김씨 종갓집 요리법으로 담근 ‘보리쌀 고추장’이 대표 제품이다. 보리쌀 고추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배를 넣고 8시간 이상 달인 물을 엿물 대신 사용하는 점이디.
또 숙성을 할 때도 일반용기가 아닌 유황으로 구운 항아리에 담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담근 고추장은 짜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내며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이사장은 “안전하고 신선한 좋은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갔을 때 건강한 먹을거리가 나온다”며 “장은 모든 음식의 기본인 만큼 좋은 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으로 출발한 전통햇살은 고춧가루와 콩 등 원료 대부분을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또 지역주민을 상시 근로자로 채용하고 콩을 삶고 메주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마을주민을 선택적으로 채용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햇살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포함된 가족을 대상으로 ‘전통 장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가족별로 참여해 직접 고추장을 만들어 보고 체험케 하는 것으로 새로운 여가문화를 제공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 이사장은 “이웃농가에서 생산한 농작물로 주민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든다는데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계약재배 등을 통해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마을기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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