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차를 끓이다

시계가

멈춘 시간 찻물을 끓인다

기포들이 탄산처럼 G단조의 춤을 추고

잎맥 속 잠자던 기공이

허기虛飢들을 토한다.

코끝에 스며드는

곡진한 그 향기는

순간을 놓칠 수 없는 바흐가 그린 꽃잎*

아득히 진설되는 향

찻잔 안에 고여 든다

*바흐의 시실리아노 G단조

 

김경은

2008년 월간문예사조 신인상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나래시조 회원, 경기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 수원문인협회 시낭송분과위원장, 동남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낭송 지도교수, 감성시집 <선물>, 낭송시디 1집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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