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인 포천 금동리 ‘치유의 숲’ 15분 걸었더니 끝

지나치게 인공적인데다 숙박시설에 제동 …명분·기능 떨어져 개장 연기

▲ 치유의 숲이 인공적이란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멀리 무용지물이 된 숙박동이 보이고 있다.
▲ 치유의 숲이 인공적이란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멀리 무용지물이 된 숙박동이 보이고 있다.

포천시가 50여억 원을 들여 신북면 금동리 일대 2.5km 구간에 조성 중인 치유의 숲이 지나치게 인공적인데다 구간이 짧아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자 개장까지 늦추면서 추가공사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신북면 금동리 산 38번지 일원 28만㎡를 23억 원에 매입, 2013년부터 32억여 원(국비 45%. 도 경비 11%. 시비 44%)을 들여 치유의 숲 조성공사를 하고 있다. 치유의 숲은 치유센터 1개 동과 숲 속의 집(숙박시설) 4개 동, 쉼터 데크 6개소, 치유 숲길 2,5km, 명상데크 4개소, 주차장 등을 완료하고 지난 4월 개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비에 비해 치유의 숲이라는 명분과 기능이 턱없이 떨어져 예산낭비란 비난이 일자 시는 개장 일정을 7월로 미루고 또다시 6억 원의 예산을 투입, 코스 늘리기 공사를 하고 있다.

 

숙박시설 4동은 산림청이 ‘숙박은 안된다’고 제동을 걸면서 무용지물이 됐고 치유의 숲 특성을 살려 자연환경과 친밀한 시설을 조성해야 했음에도 지나치게 인공시설을 설치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치유 숲 길 2.5㎞는 어른 보폭으로 15분이면 완주할 수 있어 심신치유 기능과는 동 털어진다는 전문가 진단이 잇따르면서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이 아니었느냐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한 숲 해설사는 “숲은 다양한 기능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유의 숲은) 숲 속의 동식물을 자연 그대로 느끼면서 치유하는 것이다”며 “그래서 치유의 숲은 인공적인 요소를 가능한 최소로 하고 숲 길을 걷는 것은 의미도 등산과 다르게 선택해야 하는데 금동리 치유의 숲은 전혀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의회 이원석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치유의 숲을 탐방했는데 모든 게 인공적일 뿐 아니라 길도 가팔라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15분을 걷자고 5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붓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금동리 치유의 숲은 지난 4ㆍ5일 내린 집중호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토사가 밀려 내려와 인공 수로와 주차장을 덮치는 산사태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녹지과 한 관계자는 “아직 추가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코스도 늘리고 있다”며 “개장 전에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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