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부채증가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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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중국은 주가상승 등 혜택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부채증가에 따른 위기감이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지난 6월16일 쓰촨성의 한 석탄기업이 회사채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등 금년 들어 벌써 18개사가 부도가 났다. 시장일각에선 이건 시작해 불과하다고 한다. 

금년 하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기업들의 회사채규모가 전대미문(前代未聞)인 무려 1.94조 위안(350조원)에 달하기 때문. 구조조정에 시달리는 석탄, 철강, 조선, 시멘트 등 구경제기업들이 많아서 부도위험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부채 총규모는 168조 5천억 위안으로 GDP의 250%. 국가와 가계 빚은 많지 않지만, 기업부채는 약 116조 6천억 위안(2경 988조원)으로 총부채의 70%, GDP의 173%로 엄청나다. 일본 버블 극성기(1989년)의 132%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금년 3분기에 신용등급이 낮은 소위 ‘정크채’ 만기가 집중돼서 대규모 디폴트가 발생할 거로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아직은 부실채권이 아니지만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부실화될 수 있는 요주의채권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 경우에 따라선 은행의 부실채권에서 발생할 손실이 1조 달러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은행의 자본건전성측면에서 부실채권비중 3~4%는 충분히 흡수할 거라고 봐왔지만, 현 부실채권의 증가속도로 볼 때 그 비중이 5%를 뛰어넘어 은행에 상당한 부담을 줄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홍역을 치렀던 자본유출과 외환보유고 급감상황도 만만치 않다. 5~6월초만 해도 헤지펀드들의 공격으로 ‘중국의 6월 위기설’이 외환시장에선 꽤 회자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강세기대로 달러매수, 위안화매도가 늘어나 금년 초처럼 자본유출에 외환보유고가 또 다시 털릴지 모른다는 우려다. 

물론 미국이 금리인상을 연기함으로써 일단 숨통은 트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금리 인상이 없더라도 중국 내부적으로 수출회복과 경기부양, 부실기업구제를 위한 유동성확대가 필요해서 위안화가 계속 절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위안화 절하기대가 커지면 자본유출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현재 달러당 위안화환율은 6.6805. 과거 달러화부채의 조달환율이 주로 달러당 6.7위안 전후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가 더 절하될 경우 외화부채상환압력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단기(만기 1년 이하) 외화부채규모(주식 포함)는 1조 달러에 달한다.

 

이쯤 되니 중국정부의 위기의식도 커져서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부실채권을 은행 외에 재정에서 흡수하려는 노력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부실자산처리공사를 설립해 은행 부실채권 또는 이를 담보로 한 ABS(자산담보부증권)를 인수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연초에 화들짝 놀란 외환보유고 급감에 대해선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6월 17일 중국 상무부 기자회견에서 ‘대외 직접투자증가에 따른 외환보유고 위험’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여 시장에선 한 때 중국의 실질적인 외환보유고가 바닥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1인당 외화 환전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 기업들에 대한 외화부채비율 자율관리, 토빈세 도입검토 등 다각적인 외환보유고 방어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아무튼 브렉시트 이후 중국이 좋아지고 있단 얘기가 나오지만, 이는 다분히 정치적인 해석이다. 기업부채이슈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기 전까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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