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집중호우에 보강토 주저앉아…주민들 “엉뚱한 곳 정비했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한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 일대 하천 제방이 준공한 지 6개월여 만에 내린 집중호우 여파로 무너져 내려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이 제방은 멀쩡했던 돌망태를 걷어내고 시공한 것이어서 예산낭비란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21일 포천시 소흘읍과 무봉리 주민 등에 따르면 소흘읍은 지난해 10월 1억9천만 원 을 들여 무봉2리 715-43번지 일원 하천제방 정비사업에 나서 12월 준공했다. 그런데 이 제방이 지난 4~5일 내린 집중호우 여파로 하천 바닥이 쓸려 내려가면서 제방에 쌓아 놓았던 보강토가 폭삭 주저앉아 엿가락처럼 휘었다.
시공사인 T건설은 “집중호우 탓에 하천 물살이 거세지면서 쇄골돼 보강토가 주저앉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흘읍 관계자는 “보강토가 주저앉은 곳은 지반이 약한데다 기초까지 부실해 무너진 것 같다”고 지적했고, 한 토목전문가는 “보강토는 구조상 주저앉을 수 없다. 시공과정에서 그리드(보강토를 연결하는 자재)가 빠졌던가 아니면 또 다른 부실로 주저앉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 제방 정비사업은 예산낭비 지적이 제기됐었다. 수년 전 집중호우에 대비해 수천만 원을 들여 제방에 돌망태를 쌓아 상태가 양호한데도 이를 거둬내고 보강토로 제방을 쌓았다는 것이다. 또 상류 쪽 토사유출 가능성이 있는 제방은 외면하고 엉뚱한 곳을 정비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주민 B씨(62)는 “준공한 지 6개월 만에 무너진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주민 피해가 우려돼 하천을 정비한 것이라면 당연히 토사유출 가능성이 있는 곳을 해야 했음에도 특정인의 농지가 있는 곳을 공사구간으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흘읍 관계자는 “곧 보수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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