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길이를 알 수 없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공통점은 서로 다른 어제를 쌓아가고 같은 시대의 오늘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오늘은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타인과 다른 무늬를 가지며 어제로 쌓일 것이다. 하루하루의 역사는 그렇게 한 세기 가까운 나의 역사로 차곡차곡 스토리텔링 될 것이다.
자기 삶을 어떤 식으로든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겐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있다. 훌륭한 일, 좋은 일, 잘한 일, 착한 일, 칭찬 받을 일만 남기고 싶다는 유혹이다. 수많은 자서전이나 회고록, 평전들이 끝까지 읽히기 어려운 건 자화자찬과 미화로 한 사람의 삶이 더 이상 입체적이지 않고 생기를 잃었다. 뻔하다. 숨기는 게 아니고 그냥 안 쓸 뿐, 내 후손들도 볼 것인데 굳이 아름답지 않은 일이나 부끄러운 일까지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디어 마이 프렌드>라는 드라마가 있다. ‘나의 늙은 친구 이야기’를 책으로 쓸 계획을 한 젊은 주인공은 어머니 친구들의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를 토대로 아름다운 모습만 글을 쓰고자 했던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막장드라마’ 같지만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삶을 담기로 했다. 그것이 진정한 인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자기 삶의 기록은 어떤 식으로든 남는다. 기록할 수 있는 도구가 사람들 손마다 들려있다. 글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영상일 수도 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를 스치듯 기록할 수도 있다. 지구촌 70억 명이 함께 공유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다.
전미옥 문화출판그룹 마이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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