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은 걱정을 가지고 고민한다.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청년의 한숨을 크게 만든다. 장년층은 은퇴를 해도 여유를 갖지 못한다. 일자리도 없고, 불황을 이겨낼 자신감도 없다. 내수 부진은 근로자들에게도, 자영업자들에게도, 청년들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장년층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왔다.
내수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내수라 함은 소비와 투자를 가리킨다. 먼저 소비는 지속적으로 경제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 민간소비 증감률은 1.7%, 2015년은 2.2%로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 물론 민간소비는 2016년 1분기 2.2%, 2분기 3.2% 증가하였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따라 나타난 기저효과로 소비가 회복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 역시 2011년 1.5%p 수준에서 2015년 1.1%p로 하락하였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편, 투자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설비투자 증감률은 2016년 1분기 4.5%, 2분기 2.6%를 기록하고 있다. 공장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 투자를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내수부진은 참을 수 있지만, 나아질 여지가 안 보인다는 점에서 걱정이 쌓인다. 소비의 경우, 고용시장이 불안하여 소득이 불안한 반면, 가계 부채는 쌓이고 있어 소비가 진작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계부채는 2016년 3월 말 현재 1,223.7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4% 늘어났다. 한편,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거비 지출 부담이 늘어 소비로의 연결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도 평균소비성향이 낮고, 소득수준이 불안한 노인인구가 확대되면서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 회복도 불투명해 보인다.
과잉생산능력으로 설비투자가 침체 중인 가운데, 하반기에 예견되는 국내 산업의 구조개편과 맞물리면서 투자가 확대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내수부진을 이겨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기업들은 소비 패턴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옴니채널 쇼핑, 간편 결제 선호, 고가 또는 저가의 양극화 소비, 공유경제형 소비 등의 주요한 소비 패턴 변화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소비패턴을 무시한 채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거대한 파도 앞에서 무방비로 바라만 보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 아무도 뛰어들지 않는 시점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증진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향후 유망한 산업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M&A를 통해 새로운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신시장을 파악하고, 규제 및 경제정책 등의 환경변화를 판단하여 신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내수부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얼마 전 경기부양을 위해 강도 높은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추경예산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그 쓰임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추경의 성격과 맞지 않고, 경기부양의 궁극적인 목표달성에 부적합한 항목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들이 내수부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에 초점이 기울여져야 할 것이다.
정부의 예산은 중소기업들이 R&D 및 상품개발을 위한 투자를 증진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만 한다.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어도 적절한 사무공간을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
소비 패턴 변화를 이해하고, 유망산업 및 신시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교육정보 플랫폼을 확대해야 한다. 기업들이 내수부진을 이겨내고, 적극적인 투자를 할 때 경제는 선순환할 수 있다. 기업들의 투자는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소득수준을 개선시켜, 소비가 진작될 수 있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이룩되면 희망도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올 것이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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