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꿈꾸는 청춘이 아름답다
직업 판단하는 사회적 인식 바꾸고
좋아하는 일 하는 교육시스템 개선
실전같은 다양한 경험의 기회 달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뒤로한 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취업’을 인생 목표로 삼고 자라나는 우리의 청년들. 말 그대로 안쓰럽다.
기성세대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문제를,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적 현상을 기성세대들의 탓으로 돌린다. 사실이고 미안한 현실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같은 문제를 밖으로 꺼내 놓치도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얘기할 시간이나 환경도 여의치 않다.
취업 전선에 나선 청년은 물론, 아직 ‘학교’라는 우산을 써 매서운 현실이라는 비를 피하고 있는 학생조차 이미 치열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실업률은 지난 199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10.3%를 기록하고 있다.
청년들이 청년다움을 누리며 유지할 수 없는 가혹한 수치다.
본보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총탄없는 취업전쟁터에 나서 치열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미 현실에 젖어 한껏 치열한 청년들을 만나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에게서 도대체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물었고 다행히 소중한 시간을 내준 청년들은 모두 가감 없이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또 자신들이 처한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청년들은 사회적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교육과 각종 직업을 경험할 기회가 더욱 많이 제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은 자신이 맞서야 하는 현실, 그 현실을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들과 맞설 수 없어 꽉 닫고 있던 자신들의 속마음을 가감없이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최주빈씨(23·수원대학교 정보미디어학과)는 “기성세대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에는 분명히 직업의 귀천이 존재한다”며 “알게 모르게 가정과 학교에서 안정적이고 사회적 지휘도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천대학교치위생학과를 졸업해 간호사로의 길이 열렸는데도 자신의 꿈을 위해 승무원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김민희씨(24·여)는 “우리나라는 취업의 문이 너무 좁다. 실패를 경험하고 싶어도 실패조차 경험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사회 전반에 취업과 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전 같은 경험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오롯이 비판하며 책임을 돌리지만은 않았고, 현명하게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스스로 살아내야 하는 방법까지 생각하고 준비하는 등의 현명함도 보였다.
권순석씨(28·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는 “지금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 만들어져 있고 지금도 변화하는 중일 것으로 믿지만 그 변화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당장 남들과 함께 발맞춰 이 사회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린씨(23·여·인천항만공사 인턴) 또한 “정부나 우리 사회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이 사회가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하지만, 내 스스로의 인생을 위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엽·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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