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양주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만593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시설은 양로시설 2곳, 노인공동생활가정 2곳, 노인요양시설 54곳, 재가노인복지시설 22곳, 경로당 258곳, 노인교실 16곳이 전부다.
양주시에는 250여개의 경로당이 있으나 노인복지관은 없어 프로그램 운영이나 지원이 각 경로당으로 분산돼 양질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하고 공간 규모가 큰 경로당을 미니 복지관형 거점경로당으로 지정해 인근의 다수 경로당 회원들이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과 공동작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거점경로당’이다.
양주시는 노인을 위한 여가복지 혜택이 미흡하고 그나마 있는 노인복지시설들도 매우 협소한 실정이다. 폭증하는 노인 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노인시설을 확충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갈 곳이 없어 무의미하고 지루한 삶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이 가까운 경로당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현재 사랑방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경로당을 통해 노인복지를 활성화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즐거움, 행복, 배움이 있는 곳으로 전환을 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사업이 가칭 너나들이경로당 사업이다. 너나들이는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네다, 또는 그런 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 시범 거점경로당으로 지정 운영 중인 남면분회 신산리 경로당 외에 올 하반기 시범 거점경로당 3곳을 신규 지정해 시범운영한다. 내년에는 타 회원들에게 개방과 공간 확보가 용이한 경로당 6곳을 거점경로당으로 추가 지정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학습형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거점경로당 주변의 다수의 경로당 회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토록 유도하고 프로그램 운영 외에 공동작업장, 농산물 직거래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운영할 예정이다. 거점경로당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거점경로당의 회장과 총무를 실버코디네이터로 임명하고 이를 노인일자리사업(시장형)과 연계해 활동비를 보조하는등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다.
특히 거점경로당을 미니복지관 형태로 설계해 복지관과 경로당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도록 하고, 단순 사랑방 구실만 하던 경로당을 공동작업장 등으로 전환시켜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자립형 경로당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 복합기능 갖춘 여가문화 배움터
양주 관내 경로당 이용률은 2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한 상태다. 경제적 또는 연령 부족 등으로 경로당을 이용할 수 없는 노년층들은 문화 욕구를 해소할 곳이 부족해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거점경로당은 노인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쉼터로써 경로당의 본기능인 친목도모, 여가생활, 운동, 일자리 등 복합적인 기능 외에 주민과 함께 하는 개방형 문화센터의 역할을 추구한다.
너나들이경로당 사업은 노인 사랑방 역할에 국한됐던 경로당을 지역 어르신들이 문화, 교양, 복지, 체육활동 등을 함께 공유하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운영하고,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을 잇는 허브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로당 이용 어르신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은 물론 일자리 제공과 은퇴 후 제2의 인생 설계 등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경로당 이용자들에게 돌봄 서비스 등 편안한 노후를 지원하는 휴식공간 뿐만 아니라 각종 강좌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 등을 알려주는 인생 이모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노인복지 서비스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올해 7천200여만원, 내년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거점경로당으로 선정된 경로당에 도배, 장판, 방수공사, 화장실ㆍ보일러 보수 등 쾌적한 환경개선을 지원한다.
프로그램도 노래교실, 스마트폰교실, 컴퓨터교실, 행복체조 등 프로그램 수를 늘리는 한편 운영 횟수도 확대한다. 관련부서와 관내 시민단체, 유관기관과 협력한 특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우선 경로당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 세부 프로그램 중 일반 경로당에 주1회 강사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반면 거점경로당은 주 2회로 확대한다. 또 거점경로당별로 보건소, 건강보험관리공단, 교육진흥원, 양주실버인력뱅크 등과 협력해 건강ㆍ여가 프로그램 등 주1회 민관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 프로그램으로는 혈압ㆍ당뇨검사 및 보건상담 외에 경로당 주치의제, 찾아가는 이동보건소 운영을 확대하고 노인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건강보험관리공단과의 협력을 통해 신바람체조, 기체조, 실버체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시 체육청소년과(생활체육회)의 지원으로 야외활동 위주의 체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여가 프로그램으로 교육진흥원과 협력해 컴퓨터 교육 강사 파견을 지원하고 양주실버인력뱅크와 함께 교회 또는 유치원과 연계해 1ㆍ3세대 문화 순회공연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 사회복지과, 기업지원과, 지역경제과와 T/F팀을 구성해 찾아가는 어르신 일자리 설명회와 공동작업형 일자리 제공 업체와 연계한 일거리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 남면분회 신산리 경로당 ‘1호 거점경로당’
이같은 거점경로당 사업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남면분회 신산리 경로당이다. 지난해 9월 지정돼 운영 중인 거점경로당은 남면분회의 신산리 경로당을 주축으로 국ㆍ도비 등 3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내 23개 경로당 회원 960여명을 대상으로 즐거움ㆍ행복ㆍ배움이 있는 거점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었던 인근 경로당 회원들이 거점경로당을 통해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건강관리는 물론 여가선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 경로당이 활성화되는 효과와 함께 노인복지 욕구의 충족은 물론 경로당의 본기능인 노인여가복지시설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거점경로당이 100세 시대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경로당 문턱을 낮추고 어르신들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거점경로당이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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