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축구에서 배우는 신뢰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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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선수단 여러분 고생 많았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인지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축구의 경우, 과정이 좋았기에 미래가 밝다고 본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2002 한일월드컵이 문득 떠오른다. 세계 4강이라는 대업. 코치진과 선수 개개인이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유기적 협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감독, 코치, 선수들 간의 상호 신뢰로 이뤄낸 대성과다.

여기에 국민들은 길거리 응원이라는 뉴 트렌드로 힘을 실어줬다. “독일 사람들은 코리아 하면 생각나는 게 2002년 월드컵 길거리 응원이며 정말 환상적이라고 한다” 일전에 독일에 출장갔을 때 가이드가 했던 말이다. 이후 이를 벤치마킹한 길거리 응원이 새로운 전 세계 응원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며 코리아의 국가브랜드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승리의 변수는 사람, 바로 사람이다. 축구는 한 명의 골키퍼와 열 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승리하는 게임이다.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다. 각자가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충실히 다할 때, 각 포지션별로 유기적 플레이가 이루어질 때, 그리고 신뢰로 똘똘 뭉쳤을 때 비로소 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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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의 16강전. 안정환선수가 패널티킥을 실축했다. 이후 한 골을 허용했다. 후반 43분 설기현선수의 극적인 동점골로 서든데스(전후반 무승부일 때 연장전에서 한 골을 먼저 넣는 팀이 이기는 방식) 연장에 돌입했다.

패널티킥을 실축해 경기 내내 울면서 뛰었다던 안정환선수가 연장 후반 12분에 이영표선수가 올려준 볼을 솟구쳐 오르며 헤딩슛 골든 골로 연결했다. 모두가 신뢰로 똘똘 뭉친 위대한 결과였다.

 

패널티킥 실축한 선수에게 끝까지 믿음을 주었던 거스 히딩크감독. 이에 보답한 선수들. 언어의 부자유성이라고나 할까. 뭐라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정말 멋졌다. 라인과 스탭, 라인과 라인, 스탭과 스탭 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경영을 하고 있다. 자신 경영, 가정 경영, 부서 경영, 회사 경영, 나라 경영…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사람중심의 신뢰가 수반되는 경영이어야 한다. 결과?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이 좋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당장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지라도 그 과정이 좋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에….

 

윤인필 경기농림진흥재단 친환경급식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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