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목관리에 나선 사나이들, ‘네잎클로버’

▲ 단체사진(용인이동초) (3)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며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던 지난 11일 용인시 처인구 용인 이동초등학교 교정. 

13명의 건장한 남성이 저마다 예취기와 전지가위 등 각종 도구를 손에 들고 잔디를 깎거나 나무를 자르는데 여념이 없었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는지 각자 맡은 역할을 척척 해내는 모습이었다. 창이 달린 모자와 선글라스로 무장했지만, 폭염 속에 연신 목에 두른 수건으로 땀을 훔쳐대기 바빴다.

 

이들의 손이 거쳐 간 나무는 수더분한 장발의 모습에서 방금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나온 듯 산뜻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어느새 보기 지저분하고 어두침침한데다 습했던 주차장 부근 숲과 교사동 뒤편 등 교정은 몰라보게 확 달라졌다. 이날 제거된 나무와 잡초는 5t 트럭 한 대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바로 용인지역 일선 학교에서 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관으로 구성된 봉사 동아리 ‘네잎클로버’ 회원들. 쾌적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학교를 찾아다니며 조경 수목관리를 해주고 있다. 다들 이 분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2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네잎클로버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수목관리를 위한 메뉴얼 정비와 펜스 및 조명 등 학교 시설 작업 등의 봉사를 해오다 예산문제로 일선 학교의 조경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회원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14년부터 수목관리 재능기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수목관리를 원하는 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현장을 직접 답사한 뒤 하루 날을 잡아 온종일 구슬땀을 흘린다. 올해 초 용인지역 30여 곳의 학교가 수목관리 신청을 했다가 3대1의 경쟁률을 뚫은 10곳만이 선정될 정도로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수목관리 이후에도 수시로 학교를 찾아다니며 상시 점검은 물론 학교 만족도 조사까지 하는 애프터서비스는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장점. 네잎클로버는 올해부터 용인의 한 요양원을 주기적으로 찾아 수목관리를 해주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네잎클로버의 활동으로 용인지역 학교는 예산절감은 물론 깨끗이 정돈된 화단을 자연관찰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교육적 활용 방안의 기대도 크다.

 

네잎클로버 최명수 회장(49·청덕중)은 “교사와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면 힘든 줄 모르고 봉사활동에 전념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라도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용인=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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