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근자열, 원자래”는 지역의 지도자가 정치를 잘하면 다스리는 지역 사람들의 생활이 편안하고 행복지수가 높아지며, 멀리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 소문을 듣고 이 지역으로 스스로 찾아와 거주할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인과 지도자들에게 다시금 들려주고 싶은 공자의 말이다. 지금 수도인 서울에 인구의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6월의 통계를 보면 서울의 인구가 1천만명이 무너져 998만명이 되었다. 반면 경기도는 서울과 각지에서 유입된 인구가 계속 증가해 1천260만명으로 금방 1천3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수도 서울보다 거의 30% 더 많은 인구가 경기도에 거주하게 된다.
서울은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살기에 부적합한 도시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날마다 치솟는 주거비와 물가는 서민들의 생활을 고통스럽게 하고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경기도로 이주해오고 있다.
공자의 “어지러운 곳에는 살지 않고, 위험한 곳에는 가지 않는다(亂邦不居, 危邦不入)”라는 말이 있듯이 서울의 서민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얻기 위해 경기도로 모여들고 있다. 국민을 빚더미에 앉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 죄, 그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지금 인구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의 지도를 펼쳐보면 경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우선 북으로는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은 언제 갑자기 남북한의 통일을 가져올지 모른다. 그리고 통일이 되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가 될 것이다.
서남쪽으로는 경기도의 유일한 항구인 평택항이 대중국 교류의 선봉에 서있다. 우리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산동성의 연태(煙台), 위해(威海), 일조(日照), 강소성의 연운항(連雲港) 등에 페리가 매주 3회에 걸쳐 한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과 물류는 경기도를 한국의 중심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의 중심은 곧 동북아의 중심이고 태평양 시대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앞에 두고 지금 경기도의 정치인과 위정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첫째, 경기도에 사는 도민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 행복의 시작은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말을 천금같이 지켜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인을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뱉은 말이 ‘9개의 기둥이 있는 쇠솥’과 같이 흔들림없이 지켜져야 한다(一言九鼎). 둘째, 도민들의 마음을 읽고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 “사람은 높은 곳을 향하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人往高處走, 水往低處流)”라는 말과 같이 도민들의 거주, 교육, 의료, 직업 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신뢰와 행복이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어 대한민국과 동북아를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
박기철 평택대 교수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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