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인천 물류산업을 신성장동력화 하려면

인천은 수도권 배후지로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일찍부터 항만이 발전하고 제조업이 성장함에 따라 물류산업이 전통적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허브의 중심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과 세계적인 공항 설립, 항만 인프라 확충 등으로 인천 물류산업은 급속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 물류산업의 사업체 수는 2014년말 현재 1만3천254개로 인천 전체 사업체수의 7.2%에 달하는 등 인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0~2014년 인천 물류산업이 창출한 신규 일자리수는 2만3천개로, 동 기간중 제조업 고용부진(1천700개 감소)을 만회하는 등 지역경제의 미래 신성장동력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천 물류산업은 영세성, 전근대성 등을 보이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천 물류기업의 업체당 연평균 매출액(2014년 기준)은 2억원으로 전국 평균 5억3천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업체당 종업원수도 평균 2.9명에 불과하며, 종업원 10명 이하의 기업체 수의 비중은 인천 전체 물류기업의 95.8%에 달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공항과 항만, 수도권 배후지로서의 입지조건, 중앙정부 및 인천시의 물류산업 육성 의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초라한 실정이다.

 

인천 물류산업의 문제점은 시장의 투명성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ICT·IOT 접목 등으로 물류혁신과 금융 등 타산업과의 융합을 주도하고 있는데 반해 영세한 규모의 화물운송업 위주(사업체 수 기준 87.8%, 2014년)의 인천 물류기업들은 첨단화·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서비스 혁신 노력 등이 부족하며 저가수주경쟁 등 현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의 화주기업들이 ‘제3자 물류’ 활용을 통한 공급망 관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물류비용의 절감에만 중점을 두는 행태도 상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통해 화주-원청 물류기업-하청 물류기업 간 전문화에 기초한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기술융합, ICT 결합, 고령화 사회 진전, 경제의 글로벌화, 기후환경변화, 국가안보강화 등 미래사회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물류혁신과 신산업 창출을 이끌어 내고 있는 세계 물류산업처럼 인천 물류산업도 변화에 걸맞게 경쟁력을 높여 신성장동력원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의 환적률이 떨어지는 등 화물허브기능도 약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추진하고 인천공항 및 항만 배후단지에 제조와 물류 활동에 혁신이 이루어지도록 유수기업 유치, 전문물류기업 육성 등의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천의 지역 대학에서 전문물류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나 세부 업종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산·학·관의 체계적인 협조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영세한 인천 물류기업들이 전문물류서비스 공급 역량을 강화하여 중견·강소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동조합의 설립 등 공동물류 활성화 여건 조성도 긴요하다고 할 것이다.

 

은호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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