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문화도시 첨병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봄부터 늦가을, 격년에 걸쳐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베니스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항공과 기차, 숙박시설의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되어 웃돈을 주고라도 얻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도시 곳곳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하다. 모두 베니스비엔날레가 만들어낸 파급효과이다.

 

100여 년 동안 이어진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정부와 주정부, 시민이 힘을 모아 전 세계 예술을 선도하며 예술인과 대중, 다양한 민족을 한데 모으는 세계적인 예술행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베니스 비엔날레의 영향을 받아 1995년 광주비엔날레를 필두로 부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여러 비엔날레가 잇따라 조직되었다. 각 지자체에서 다투어 비엔날레를 구성하고 예산을 투입하였던 것은, 베니스비엔날레가 입증하였듯 비엔날레

가 갖는 문화에서 출발한 사회적 파급력 때문이었다. 같은 취지에서 시작한 비엔날레이지만 베니스비엔날레와 국내 비엔날레는 그 평가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국내에서는 행사가 종료된 후에 비엔날레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문화적인 파급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람객을 모았고, 얼마만큼의 수익을 창출했냐는 가시적인 성과이기 때문이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비엔날레가 갖는 공공의 역할 수행에 역점을 두고 개최되어 왔다. 특히 2017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그동안 늘 화두처럼 던져졌던 이러한 질문을 정면으로 뚫고 나갈 수 있는 인본주의적 주제, ‘서사_삶을 노래하다’를 택하였다. 이번 행사는 내년 4월 22일부터 5월 28일까지 인간 삶을 서사하는 전세계 도자작품들을 전시한다. 이 기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는 경기도 광주와 이천, 여주 일대에는 전시와 아울러 학술회의, 체험행사,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개최된다.

 

문화예술은 서서히 도시와 사람 사이에 침투하여 그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그러한 힘을 갖는 나라가 ‘문화강국’이며 그러한 힘을 갖는 도시는 ‘문화도시’가 된다.

 

지난 2001년 시작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내년에 9회를 맞이하고 2019년에는 10회에 이르게 된다. 그 시간과 함께 경기도는 아시아의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중심 도시 중 하나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고 대중들은 이 지역이 갖는 고유한 전통과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힘을 감지하며 앞으로의 사명감 또한 크다. 100년 후 문화도시 경기도, 그리고 문화역사의 중심지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두 한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전성재 

한국도자재단 문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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