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이는 바로 기부자 자신입니다

▲ 사랍들탑)하남, 윤철병 정성산업대표이사
▲ 하남, 윤철병 정성산업대표이사

 

“기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이는 바로 기부자 자신입니다. 마음의 부자가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어릴적 가난과 못 배움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클럽에 가입한 중소 기업인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윤철병 ㈜정성산업 대표이사(52)가 그 주인공이다. 하남시 덕풍동에서 석공업과 건설폐기물 수집운반ㆍ건설기계장비 임대 사업을 하고 있는 윤 대표는 지난해 10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완납)했다. 하남시의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정회원 1호다. 또 윤 대표는 최근까지 어린이재단과 노인복지회, 해외어린이 후원단체 등에 1천여만 원을 기부했다.

 

그의 인생 역경은 눈물 겹다. 초등학교 5년때인 지난 1977년 이북 출신의 아버지가 중풍 때문에 쓰러져 집안형편이 기울자 그는 서울에 사는 형님집에서 얹혀 살았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는 무작정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고, 구두닦이와 식당 배달원, 목수 보조원, 신문가판원 등 안 해 본 일이 없이 청춘을 보냈다. 그렇기에 그는 경제적으로 불우한 이웃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때부터 그는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고, 어려움을 딛고 현실을 극복한 후에 누군가에게 받았던 도움의 손길을 되돌려주는 ‘선순환이 있는 세상’을 꿈꿔왔다고 한다.

 

윤 대표가 고액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아픈 기억이다. 그는 “15년 전 같이 운동하던 선배가 암에 걸려 생활고를 겪게 됐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딸을 후원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사업이 어려워져 잠시 후원을 중단하게 됐고, 후원이 끊기자 선배의 딸이 생활고를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극을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고 이 때부터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고개를 떨구게 된다.

 

그의 기부에 대해 주위의 시선도 결코 곱지 만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억 기부 완납 이후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그 때 담당 직원이 ‘당신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고액 기부를 하냐’고 하면서 비아냥거렸을 때가 제일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기부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윤 대표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일부를 기부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어렵게 살아와서 돈에 욕심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이 때문에 하남에서는 내가 제일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웃어 보이는 그의 얼굴이 밝게 빛났다.

 

한편, 아너 소사이어티는 지난 200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고액 기부자 모임으로 개인 기부 활성화를 통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현이 목적이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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