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기부와 위대한 유산

요즘 미국은 한 달 뒤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뉴스로 연일 시끄럽다. 그 중에 필자의 눈에 띄었던 것은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기부와 관련한 이야기다. 클린턴과 트럼프, 그들의 사회적 책임,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느냐, 다시 말해 대선 후보들이 기부를 얼마나 했느냐는 것이다.

 

클린턴 부부는 지난해 총 소득의 9.8%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한다. 부통령 러닝 메이트인 팀 케인도 총 소득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했다고 한다. 반면 트럼프는 아직까지 소득을 공개하지 않아 기부금액을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렇듯 선진국에서는 기부활동도 대통령 선택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 정치에서 기부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기초단체, 광역단체, 총선과 대선 등 다양한 선거용 홍보지 그 어디에도 총 소득의 일정 부분을 기부했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오른손이 할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국민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주어야 건전한 사회, 미래가 있는 희망찬 사회가 된다는 것을 믿고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세상의 많은 부자들, 그들의 부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공존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환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도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결국은 내가 가진 것을 사회에 돌려주어 사회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성경에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리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라는 말씀이 있다. 그리고 우리 선인들의 말씀 중에도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이 있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 나온 말이기는 하나 이것도 하나를 주면 열을 얻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말씀들처럼 기부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으로써 스스로 만족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이요, 사회적인 존경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더테레사 효과를 전파함으로써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는데도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부는 자신에게도 남는 장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오래도록 살아갈 이 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듦으로써, 즉 우리 후손들에게 큰 유산을 물려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기부는 위대한 유산이다.

 

홍창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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