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저주는 저주가 아니다

월드시리즈와 한국 시리즈, 일본 시리즈 우승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시카고 컵스(Clark)와 두산 베어스 팀(철웅이), 니혼 햄(브리스키 베어)의 마스코트가 모두 곰을 사용한다. 곰은 예로부터 우리 민화에 나오는 친근한 동물로 온순하고 참을성이 많으며, 곰은 힘과 비전, 그리고 희망을 상징한다.

 

시카고 컵스는 108년 만에 염소의 저주를 풀고 우승을 하자 축하 퍼레이드에 500만 명의 시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왔고, 시카고 강은 컵스의 색깔인 커피 블루로 물들여졌다.

 

두산 베어스는 2년 연속 우승을 하고 나서 NC의 승부 조작이라는 악재에 우승의 의미가 다소 사라져 버린 듯하다. 우승은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지만 시카고 컵스의 우승은 108년 염소의 저주를 풀고 만들어진 우승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값진 우승으로 평가를 받는다.

 

1945년 시카고 컵스 구장에 빌리 시아니스라는 농부가 염소를 몰고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저지를 당하자 “다시는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어 염소의 저주를 만들었고 그 이후 컵스는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 했다.

 

이러한 저주의 해결사는 테오 엡스타인(과거 베이브의 저주를 푼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단장의 ‘경영이라는 마법’과 조매든 감독의 ‘적용 리더십’이 하나가 되어 팀의 선수 관리와 운영을 데이터를 통한 전략과 전술,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통해 팀을 1승 3패 후 기적 같은 3연승을 연출하며 108년의 저주를 풀었다.

 

우리 사회를 보면 우리에게도 저주는 있는가? 그것이 과연 우리를 옥죄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를 보다 도전과 희망으로 만들고 있는가?

 

과연 우리는 참고 견디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묵묵히 노력했던 컵스와 두산 그리고 니혼 햄의 곰처럼, 다른 팀에 지지 않기 위해, 우승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곰의 실천 정신을 배워야겠다.

 

저주는 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처럼 이 어려운 시기에 곰처럼 그렇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실천으로 묵묵하게 나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저주 자체가 컵스에게 큰 축복이었다”는 시카고 팬의 말처럼 우리 사회의 각종 어려움과 난제들이 우리에게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되길 바란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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