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농촌지역인 가평 농가에 신세대 바람이 일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던 농가마을에 20~30대의 ‘진짜 청년 농부들’이 하나, 둘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평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1.5%에 이르는 초고령 사회로, 농사를 짓는 젊은이가 없어 50세가 넘어도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거기다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혀 대규모 산업화가 추진되지 못해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이유로 속속 도시로 빠져나갔다.
이랬던 농가에 가업을 이은 농부부터 농업대학(가평군이 운영하는 클린농업대학)까지 나온 준비된 농부까지 젊은 농업CEO로 농촌분위기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이들은 불안한 직장생활보다는 스트레스가 비교적 덜하고 평생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농업 때문에 꿈이 생겼다”는 조종면의 김찬웅 농부는 지금 23세다. 또래들은 다들 영어, 자격증 혹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준비 등 공부에 한창 힘들어하고 있을 시기지만, 오히려 농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이 더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농업대학을 나왔기에 현장에서도 남보다 쉽게 적응했다. 또 지금은 시작단계라 규모가 작지만 향후 더 확장시켜갈 계획이다. “시작한 것은 끝을 봐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엔 젊은 농부만의 호기로운 도전 의지가 드러난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은 경우로, 농업대학을 나온 뒤 바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그 역시 다른 자영업과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등 경기악화 상황에는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럼에도 꼬박꼬박 월급 받는 직장인들이 전혀 부럽지 않단다.
늘 똑같은 직급과 월급, 경쟁해야 살아남는 사회보다는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 일이 오히려 편하다고 말한다.
‘산 좋고 물 좋은 가평의 애플농원입니다’로 시작되는 휴대폰 통화연결음이 인상적인 젊은 농부 정치호씨(32)는 사과 농부다. 가평읍에서 2만㎡ 규모의 사과밭을 가꾸고 있는 그도 가업을 이어받은 경우다. 그는 “수입이 정기적이진 않지만 스트레스가 적고 땀 흘린 만큼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성기 가평군수는 “가평에서 농업을 시작한 젊은 농사꾼들은 오히려 시대에 앞서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진짜 미래를 이끌어가게 될 일꾼”이라며 “앞으로 가업을 이어가는 농부와 귀농ㆍ귀촌인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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