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금년 쌀농사가 풍년이라고요?

가을추수가 마무리되고 날씨까지 추워지는 입동만큼이나 요즘 농업인들의 얼굴에는 웃는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하락하는 쌀값 때문이다. 올해는 쌀값하락이 어느 해보다 심하여 농업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져 가지만 잇달아 터지는 사건으로 농업인들의 목소리는 묻혀버리고 말았다. 

하물며 일부 언론에서는 금년 쌀농사가 대풍이라는 잘못된 보도로 쌀값하락을 부채질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농업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소농 전문가들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강소농 현장지원단으로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 현장지원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간전문위원들은 매월 10회 이상 현장 컨설팅을 하면서 농업인들의 현장의 소리를 마지막 주 월요일에 모여 정보교환을 정례화하고 있다. 

10월 모임에서 지역전략작목 식량작물분야 전문위원은 ‘매스컴에서 쌀농사 풍년이라고 홍보해 쌀 가격만 떨구었다’고 농업인들의 불만을 소개하였다. 실제로 쌀 수확농가들은 수확을 해 보니 전년보다 5~10%정도 적게 났으며 벼 도정시 제대로 된 쌀이 나오는 도정수율도 평년보다 떨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쌀 생산량 감소는 벼 출수기에 지속적인 고온으로 벼이삭이 영글지 않는 불염현상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11월15일 기준)에 따르면 금년 쌀 생산량은 벼 재배면적 감소와 예상단수 감소로 전년대비 3%정도 적은 419만7천t으로 21년만에 가장 낮았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쌀값도 전국 평균 3만2천337원/20kg(11월5일 기준)으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미의 평균 수매가격도 4만8천264원/40kg 산물 벼(일부 잠정가격으로 12월 중 사후정산 조건도 있지만)로 전년보다 1만원이상 낮은 가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쌀값하락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는 것과 외국쌀 의무수입물량(MMA)이 증가 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에서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여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으나 농업인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은 것 같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수급안정을 위하여 생산자단체와 정부 관련부처 그리고 관련학계, 산업체, 소비자 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농업인의 지속가능한 영농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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