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영역은 ‘패스’ 경인지역 1만3천여명 ‘미응시’
100분 동안 자습하거나 휴식 전체적 학력수준 저하 우려도
일명 ‘수포자’(수학포기자)로 불리는 이들 학생은 2교시 수학영역 시험이 진행되는 100분의 시간 동안 별도의 대기실에서 자습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일반 수험생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처럼 수포자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수능시험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경기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2017학년도 수능에는 전국에서 총 60만 5천988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 경기도에서는 16만2천497명이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도내 수험생 가운데 1만1천422명(7.03%)은 2교시 수학영역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이는 올해부터 의무적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한국사를 제외하고 타 영역인 국어(529명), 영어(2천415명), 사회ㆍ과학ㆍ직업탐구(4천332명)의 미응시생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21배까지 많은 수치다. 전국으로 확대해도 수학영역 미응시자(3만6천180명)의 3분의1 가량이 도내 수험생이었다.
지역별로는 고양이 1천266명으로 가장 많았고, 구리ㆍ남양주 975명, 성남 909명, 안양과천 870명, 용인 823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또 인천지역에서도 3만1천135명의 수능 응시생 가운데 1천802명이 수학영역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지역 수험생 중 수학영역 미응시자는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016학년도 수능(경기 1만1천372명, 인천 1천975명)과 2015학년도 수능(경기 1만1천454명, 인천 1천785)에서도 ‘수포자’는 1만 3천여 명 이상 헤아렸다.
상황이 이러면서 도내 295개와 인천 51개 등 경인지역 346개 시험장 가운데 장애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모든 학교에 이들을 위한 별도의 대기실이 운영됐다. 이곳에서 수학영역 미응시 수험생들은 다음 교시에 볼 영어나 탐구영역 시험을 준비했다.
수리영역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의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가고자 하는 대학에서 수학영역을 반영하지 않거나, 수시에 합격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말 그대로 수학을 포기한 문과생들이었다. 수험생 J양(19)은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한 탓에 수리영역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면서 “수리영역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원서를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학영역 포기는 수험생의 대학 선택 폭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수학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여주석 대학인 입시연구소 컨설턴트는 “수시에 합격하거나 예체능 계열 학생들도 있지만 수포자 대부분은 수학을 어려워하는 문과생들”이라며 “수학을 포기할 시 최상위권 대학은 물론이고 아예 진학 원서를 넣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져 스스로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불이익이 없도록 수학영역을 응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규태ㆍ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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