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무엇으로 살까? 적어도 내 생각에 한국인들은 ‘성공’하기 위해 사는 것 같다. 누구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많은 돈을 벌고 좋은 집을 사고, 좋은 차를 사고 그리고 또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대단히 불행하게도 이러한 삶은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성공하지 못한 실패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최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혼란이 단지 몇몇 사람들의 전횡 때문에 그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확실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이 이른바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지원과 방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업으로 많은 돈을 모으고, 많은 권한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들의 권한과 누릴 수 있는 권력은 알았는지 몰라도 그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한 것 같다. 모든 일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특히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높다.
이들을 보면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염증과 이들에 대한 분노가 교차된다. 이들은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도 공정치 못하고 부당한 일, 정의롭지 못한 일에는 과감하게 ‘아니오’ 라고 할 수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정의롭지 못한 여러 순간에서 이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는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특히 권한과 권력이 많은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는 경우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적어도 이제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해야 하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달성하기 어려운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쫓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사람의 모습은 하나도 없듯이 성공의 모습도 그 내용도 모두 다를 수 있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많은 돈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심을 갖고 온전히 내 삶을 살아갈 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혼란의 시기에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에 분노하고 한탄하기보다는 이럴 때일수록 나와 우리를 잘 건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
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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