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선국면 돌입, 잠룡들 레이스 주목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조기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언제 판결하느냐 따라 다소 유동적이지만 빠르면 내년 봄 대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늦어도 8월 대선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태여서 여야 ‘잠룡’들의 레이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잠룡들은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주류 간 갈등으로 분당 위기를 맞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야당 주자들은 ‘촛불민심’과 호흡하며 주가를 높이는 중이다.

 

야권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족들을 격려한 뒤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9일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즉각 하야’를 거듭 요구하며, “우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능선은 국가 대청소를 통해 국가 대개조의 길로 가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0일 전북 전주를 방문, 사단법인 ‘새정치디딤돌 창립대회’에서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탄핵안 가결 뒤 첫 행보가 야권 텃밭인 호남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한 안 전 대표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경제부총리부터 정하자”면서 경제사령탑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최근 지지도 상승세를 보이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10일 오후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한 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12일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을 함께 관람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도 10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부산·창원에서 당원 간담회, 김부겸 의원은 대구 촛불집회에 각각 참석했다.

 

무소속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탄핵안이 통과된 뒤 입장 발표를 통해 “무엇보다 지금은 항아리를 깨야 할 때다. 구체제의 낡은 판을 과감하게 깨부수고 신체제의 새판을 짜야 한다”며 개헌을 촉구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여권 대선주자들은 탄핵안 가결 뒤 첫 주말을 맞아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의 ‘신당 창당’ 선언 외에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재민·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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