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수 하남장애인직업재활센터장 지적장애인 홀로서기 돕는 ‘참 좋은 친구’

‘노동의 가치’ 일깨우며 자립 꿈 심어
천연비누 등 제작 품질 좋아 인기
“정직하게 일하는 모습 우리가 배워야”

▲ 장용수 하남장애인직업재활센터장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깨트린 건 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였습니다.”

 

장용수 하남장애인직업재활센터장(40)은 장애인들을 ‘참 좋은 친구’라고 부른다. 지난 2008년 8월부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 센터장에게는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들 38명이 있다. 이들은 지적장애 1~3급의 중증장애를 가졌지만, 서로가 모두 진정한 친구이자 참 벗이다.

 

센터는 시의 지적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을 하는 배움터인 동시에 제품들을 직접 생산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소중한 일터다. 지난 2001년 5월 처음 문을 연 센터는 15년 동안 많은 장애인들이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자립을 향한 꿈을 갖게 해주는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장 센터장은 “장애인들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은 그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줬다”며 “ 땀 흘려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를 받는 보람, 난생처음 받은 월급으로 소중한 가족을 위한 선물을 사는 행복, 점심시간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기쁨 등을 그들에게 알게 해주는 것이 센터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친구들이 직접 만든 천연 비누는 좋은 재료만을 사용해 정직하게 만든 것이라 정말 좋은 비누라고 자부한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우리 친구들이 직접 내린 커피를 한 번 마셔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는 등 끊임없이 자랑을 한다.

 

물론 사회적 편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장 센터장은 “처음에는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 때문에 판매처를 찾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면서 “이후 시청을 비롯해 관내 사회복지시설, 우체국, 소방서 등 공공기관에서 꾸준히 구매를 해 주고 있는데다, 사용해 본 분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일반 기업에서도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라인드 테스트라도 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품질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있다”며 “지난 2011년부터 매년 20~30%씩 매출이 오르는 중이고, 올해는 약 4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센터는 보건복지부가 관장하고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주관하는 전국 중증장애인직업재활수행기관 평가에서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2년 연속 전국 최우수기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장 센터장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우리 친구들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어 “잔꾀를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며 “우리는 모두가 서로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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