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제과학진흥원 통합 상후하박…부익부 빈익빈

통합 앞둔 道중기센터 하위직에 고통 전가
간부들은 정년연장·승진 잔치에 시간외수당 등 인센티브 늘리고
과기원보다 초봉 600만원 적은 하위직급 연봉조정은 포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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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내년 1월 통합을 추진하면서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간부들을 대폭 승진시키고 수당을 올리기로 해(본보 12월19일자 1면)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입되는 예산을 줄이고자 하위직급 직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과기원보다 초봉이 600만 원가량 적은 경기중기센터 직원들의 임금을 조정해 양 기관의 형평성을 맞추려던 것을 포기해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관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통폐합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간부직원들에게는 오히려 큰 혜택을 주고 그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하위직급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인면수심’의 행태라는 지적이다.

 

20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 따르면 양 기관은 내년 1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으로 통합을 하면서 경기중기센터 3급 간부 15명가량을 2급으로 통합하고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1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 시간외근무수당 역시 당초 매월 최대 20시간에서 제한 없이 일하는 만큼 지급하기로 했으며 성과급 역시 0%를 받는 직원이 없도록 최소 60% 이상 지급키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도 안팎에서는 양 기관이 공공기관 통폐합의 취지를 무시한 채 통합을 악용해 간부들이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중기센터는 비난을 의식, 인건비로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고자 하위직급의 연봉조정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기중기센터는 현재 센터 직원의 초봉이 과기원보다 약 600만 원가량 적은 것을 감안, 이번 통합 과정에서 센터 하위직급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해 과기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자 했다. 양 기관의 초봉 수준을 맞추는 것은 단순히 센터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해 주는 의미가 아니라 내년부터 채용하게 될 통합기관의 공채 직원들의 연봉 산출에도 기준이 필요해 양 기관의 하위직급 직원들의 임금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센터는 간부들의 승진과 정년 연장, 성과급 등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하위직급 직원들의 연봉 조정 포기를 검토하고 나섰다. 센터는 통합 후 한동안 신입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예산을 줄여나갈 계획이어서 하위직급들의 연봉 조정이 시급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하위직급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A 직원은 “공공기관이 통폐합되는 것은 도민들이 그동안의 공공기관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지금까지 기관을 운영해온 간부들 아니냐”며 “자신들의 승진과 정년 연장을 위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하위직원들이 소외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기중기센터 관계자는 “아직 양 기관의 통폐합에 있어 직급 및 연봉, 인센티브 등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단순히 연구용역 결과일 뿐 내년에 새 대표가 취임하면 그때 정식 논의될 것”이라면서 “절대 하위직급들이 소외당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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