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진짜 부자

▲
거금 1천300억원을 모교에 기증한 한의사가 화제이다. 이란에서 20년간 왕실 주치의로 활동한 이영림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라고 했다니, 참 아름다운 분이다.

 

평생 300억을 모은 부자가 인생을 즐겨보려 여행을 떠났는데, 사고로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300억의 부자가 죽었다고! 정말 그럴까? 한 거지가 너무 힘든 나머지 좀 이상해졌다. 본인이 300억의 부자라고 자랑하며 다녔다. “이 돈은 다 내꺼야! 아무도 주지 않을 거야!” 그렇게 살다 죽었다. 두 사람의 차이가 무엇일까? 없다! 돈은 소유가치가 아니고 교환가치이다.

 

당신이 돈을 그냥 가지고 있는 동안엔 전혀 가치가 없다. 가치는 무언가와 교환할 때만 발생한다. 따라서 평생 소비할 이상의 돈은 당신 돈이 아니다. 타인의 돈을 애써 은행에 보관하다 넘겨줄 뿐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잡스는 83억 달러에 이르는 유산을 남겼다 한다. 분명한 것은 그 중 잡스의 돈이 한 푼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마이클 잭슨은 사후에도 연봉이 8억 2천500만 달러에 달해 연봉 랭킹 일위라고 한다. 웃긴다. 소비할 수 없는 인간은 소유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세상사에 무관심하기도 하지만 실제 그는 한 푼도 벌지 못했다. 한 푼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세상엔 대부분 부자들뿐이다. 은행에 돈이 넘쳐나는데 안 쓰는 골통 부자, 돈을 물 쓰듯 쓰면서도 늘 모자란다는 심통 부자, 아무리 써도 모자라지 않으니 아무 생각 없는 먹통 부자, 은행잔고는 텅텅 비었는데, 머릿속에만 돈이 가득한 깡통 부자, 그리고 나쁜 마음으로 수천억을 숨겨놓고 전전긍긍하는 똥통 부자! 다행히 진짜 부자도 있다.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쓰고 싶은 것 다 쓰는데 돈이 전혀 모자라지 않는다. 늘 계산이 맞아떨어진다. 버는 대로 감사하며 사용하기 때문이다. 혹시 돈이 너무 많이 들어와도 다 쓴다. 나를 위해 쓰고 나머진 다른 사람을 위해 쓴다.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내 돈이 아니니 아까워서라도 다 쓰고 간다. 그렇게 전부 내 돈으로 만든다. 맛깔진 사람이다. 이영림 원장이 그렇다. 그래서 부자는 돈이 만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보면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왔다 무언가 의미 있는 존재로 가는 것이다. 

김봉규 미래행복인재연구원 대표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