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유럽 포퓰리즘의 해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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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유럽의 장래를 결정하는 많은 선거가 치러진다. 특히 프랑스의 4월 대통령선거는 영국에 이어 EU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프랑스 국민의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포퓰리즘 극우 정당인 National Front의 지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National Front 당의 당수인 Marine Le Pen은 당선될 경우 프랑스의 EU의 탈퇴(Frexit)를 언급하고 있다. 프랑스가 만약 EU를 탈퇴한다면 이는 프랑스의 EU 내 위상 및 창립회원국인 점을 감안할 때 영국의 EU 탈퇴보다 더욱 큰 영향을 유럽에 미칠 것은 명확해 보인다. 유럽 정치가 다시 한번 중대한 전환점의 국면에 서 있는 것 같다.

 

유럽의 포퓰리즘 현상은 영국의 Brexit, 미국의 Trump 대통령 당선 이후 더욱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 내 핀란드,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스위스 등에서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들이 정권을 잡고 있으며, 정권을 잡지는 못했지만 영국의 UKIP, 프랑스의 National Front, 독일의 Alternative for Deutschland, 오스트리아의 Freedom party 등은 과거에 볼 수 없는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남유럽에서는 포퓰리즘을 내세운 좌파정권이 스페인과 그리스 등에서 선전하고 있다.

 

유럽에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상은 왜 생긴 걸까? 유럽 시민들은 1945년 이래 유럽에서 평화와 안정 그리고 경제적 발전을 위해 자국의 주권과 권한을 제한하면서 유럽 공동체를 창립하고 발전시켜 왔다. 유럽 내 시민들에게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술한 것처럼 일정한 성과가 있어서 참아오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유럽시민들이 자신들을 희생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안정이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의 일련의 불안정한 사태로 인해 발생한 난민들의 유럽 내 유입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도전을 받게 되고, 또한 설상가상으로 경제적 침체까지 더해지자 유럽 시민들의 EU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또한 분노로 변하고 말았다. 

특히 남부 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남부 프랑스 지역에서는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EU의 성과와 효용성에 대해 강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서 EU를 희생양으로 하는 경향이 농후해졌다.

 

폴 케네디는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이란 저서에서 “21세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통치기구(국가)에 요구되는 사항이 3가지 있는데 이는 국가안보, 국민의 사회적·경제적 욕구 충족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 보이고 있는 전 세계적인 포퓰리즘은 국가가 국민의 사회적·경제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함으로써 이에 대한 국민의 반감과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국민의 관심을 좀 더 귀담아듣고 국민이 행복한 국가가 유럽 포퓰리즘에 대한 답이다.

 

김상일 道 국제관계대사·前 주시카고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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