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연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국내 유일의 젖소 종자 공급처인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사업소)가 바빠졌다.
행여 사업소까지 구제역이 덮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사업소는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부터 도입한 고능력 씨수소와 낙농가들의 후대 검정을 통해 선발된 한국형 씨수소를 57두(씨 젖소 16마리, 후보 씨 젖소 41마리)나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전체 낙농목장에서 사육되는 젖소의 50% 이상 대상으로 우량 정액을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씨 젖소의 마리당 가격은 3억∼4억 원에 이르고, 1년에 1~2마리만 선발하는 귀한 존재다. 또 후대에 태어난 젖소까지 검증하는 과정을 감안하면 젖소 한 마리를 키우는데 평균 7년이 소요돼 사업소는 구제역 경계단계인 현재 방역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사업소는 구제역 차단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6개월마다 접종토록 하는 구제역 백신을 지난해 10월 전체 두수에 접종을 완료한 데 이어, 8일 백신접종 전체 두수에 대해 구제역 백신을 추가 접종시켰다. 3개월 이상 사용이 가능한 양의 구제역 관련 소독약과 백신 등도 확보한 상태다. 사업소 내·외부 소독 강화를 위해 구제역 방어에 특화된 소독약(씨트릭죤)을 소독분사차량으로 축사 주변과 구비장, 사업소 내·외부도로에 하루 2회 이상 뿌리고 있다.
여기에 주요 이동 통로에 생석회를 살포해 소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종축(우수한 새끼를 낳게 하기 위해 기르는 우량 품종의 가축)들에 대한 철저한 예찰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2인 1개조(평일 수의사 및 현장 반장 1명, 휴일 근무자 중 2명) 예찰반을 조직, 하루 2회 예찰하고 있다.
전국 낙농가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개량사업 전반에도 구제역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사업소와 축협 직원들이 농가를 현장 방문, 소의 우유 생산과 분만 능력 등을 측정하는 ‘유우군능력검정사업’을 구제역 발생목장 반경 10km 이내 ‘예찰구역’에 한해 검정 중지 조치했다.
이와 함께 구제역 발생 인근 청정육종농가에 대한 수정란 이식과 후보 씨수소 입식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문명호 젖소개량사업소장은 “구제역으로 인해 축산 농가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젖소 유전자원을 지켜나가는데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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