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교육의 시작은 인성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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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더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폭력이 단순히 교내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비행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은 구조적 문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생활 범죄를 저지른 사람 3명 중 1명이 10대 청소년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주인 없는 스마트폰을 돌려주지 않았는가 하면 길거리에 놓인 자전거를 가져간다든가, 중고장터서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등 청소년들이 도덕적 억제가 이뤄지지 않아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 수 있기에 생활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인성교육은 정말 꼭 필요한 시대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인성교육은 주로 학교와 가정에서 만들어진다. 15년 7월에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정부의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은 초·중·고교 인성교육을 의무화해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8가지를 운영하려 했지만, 학교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기보단 천편일률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입시 위주 교육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인성교육 비중을 스스로 낮추게 됐다.

 

게다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제외되는 점과 특정교과를 통해 시행하는 교육은 책상에 앉아 단순히 받아들이는 과정에 불과해 실효성마저 의문이 든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교육으로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기본예절을 배우고 남을 배려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밥상머리교육’은 학교 교육 이외에 대안교육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소가족사회가 지속되면서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긴 매한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청소년단체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가정과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인성을 친구들과 함께 채워가는 것이 대안교육이 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 RCY(청소년적십자)는 친구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가 봉사활동을 한다.

 

급식봉사, 연탄봉사뿐만 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 봉사활동을 한다든가 일제시대 강제 이주한 사할린동포를 위해 함께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치료봉사 등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활동을 부모님과 선생님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활동함으로써 배우고 있다. 주입식이 아닌 직접 참여를 통해 배우는 RCY(청소년적십자) 특유의 봉사정신이 인성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성교육은 우리 사회가 안은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인정이 넘치고 따뜻한 사회로 이끌어 줄 수 있다. 3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입시 중심 교육이 우선시 된다면 우리 사회 미래는 없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가정뿐만 아니라 ‘청소년단체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채우는 현실적인 인성교육으로 바른 사회로 나가길 기대한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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