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시장 개 판매장 철거… 일부 상인 “생존권 보장” 반발

상인회, 불참 7곳 조속동참 촉구
축산연대회측은 현장 항의 방문
고성 오가며 신경전 설명회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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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대 개고기 유통시장인 성남 모란시장의 개 판매시설(개를 가둔 철제 우리 및 도축 작업 시설) 자진 정비 사업을 놓고 상인들 간에 찬ㆍ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자진 정비가 시작된 27일 오전 철거작업이 한창인 한 업소 옆에 생존권을 주장하며 사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오승현기자
전국 최대 규모의 개고기 취급 시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성남 모란가축시장에서 개 판매시설을 자진 철거하는 작업(본보 27일자 6면)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상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모란가축시장 상인회는 27일 오전 10시30분 모란시장 내 영광축산 앞 공영주차장에서 모란지역 개 판매업소 자진정비 착수 설명회를 열었다.

 

김용북 모란가축시장 상인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13일 모란가축시장 상인 22명 전체는 시청에 모여 이재명 시장과 모란시장 환경정비를 위해 ‘개를 가두거나 도살하지 아니하고, 이와 관련된 시설 전부를 단계적으로 자진 철거한다’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동참하기로 약속했던 22곳 가운데 7곳은 자진 철거에 불참했는데, 조속한 시일 내 동참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상인회는 이번 1차 자진 철거 후 ‘살아 있는 개’ 판매는 중단되나 ‘개고기’는 계속 판매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진 철거에 반대하는 업소 7곳이 포함된 (가칭)모란시장 축산연대회 측이 이날 현장을 항의 방문, 고성을 지르고 서로 욕을 주고받는 등 상인회 측과 신경전을 벌여 설명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일부 점포에는 “전통시장 말살행정 중단하라”, “생존권 보장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모란시장 축산연대회는 이날 상인회가 시와 일방적으로 협의한 뒤 철거를 진행했다고 맹비난했다.

 

신승철 축산연대회장은 “시와 상인회는 점포 22곳 중 15곳이 자진 정비에 나서고 7곳이 동참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실제 16곳이 반대하고 있다”며 “특히 임차 사업자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 대책 없는 철거 요구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장소로의 수평 이전 등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나 몰라라 한다면 집단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 반대하는 상인들에 대해 설득과 단속을 병행, 오는 10월 말까지 모란가축시장 환경 개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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