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합동분향소·기억교실 추모객 발길 이어져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기원하며 희생자 넋 위로
세월호가 차디찬 물 속에서 3년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뒤 맞은 첫 주말인 25일과 26일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와 안산교육지원청 내 ‘4·16 기억교실’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J씨(53)는 희생자들의 영정이 놓인 제단 한가운데 하얀 국화꽃을 올린 뒤 나란히 서서 고개를 숙였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부모를 찾으며 있는 힘껏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을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린 듯 이내 J씨의 눈가는 붉게 충혈된 채 촉촉히 젖었다. 두 아들 역시 자신들 또래였을 친구들과 형, 누나의 영정사진을 보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J씨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며 “미수습자를 먼저 수습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분향소를 찾은 K씨(44)도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왔으니 이제 밝혀질 것은 밝혀져야 한다. 아이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데리고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각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4·16기억교실’을 찾은 추모객들은 노란색 메모지에 적은 추모글을 벽에 붙히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단원고 교실과 교무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기억교실 곳곳에 희생자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손때 묻은 책상과 유품, 사진 등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추모객들은 전국 각지에서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에서부터 젊은 부부, 연인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한 40대 여성은 “지방에 살다 보니 이제야 찾아왔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가슴이 아파 참기가 힘들다”며 울먹였다.
한편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지난 25일 1천115명을 기록, 지난주 토요일(18일) 하루 동안 방문한 추모객(176명)의 6배를 훌쩍 넘겼다. 26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라 오후 4시 기준 1천312명이 방문했다. 기억교실에도 25일 100여 명이 찾은 데 이어 26일 오후 3시 기준 이미 100명을 훌쩍 넘어 평소 주말 방문하는 추모객 50여 명의 2~3배를 기록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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